오크라가 예쁜 꽃을 피웠다.
올해 날씨가 종잡을 수 없어서 꽃들도 적응이 힘든가 보다.
올해는 오크라를 제대로 먹어보지도 못했다.
여름 내내 폭염으로 식물들도 적응이 힘들었던지
오크라가 제대로 자라기도 전에
말라버리곤 했고 겨우 열린 것은 딱딱해서 먹을 수 없었다.
이제서야 기를 쓰고 꽃을 피우는 모습에 안쓰럽다.
그냥 꽃을 즐기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어처구니없게도 사과꽃이 피었다.
이른 봄에나 피는 꽃이 가을에 피다니......
봄에 꽃은 피긴 했지만
사과 한 알도 열리지 않았었다.
사과나무를 심은 이후로 이런 일은 처음이라서
나무가 병들었나 해서 자를까 생각했었는데......
몇 번의 실패 끝에 이제서야 무우가 자라기 시작했다.
씨앗을 몇 번째 뿌렸는지 모른다.
하지만 어찌나 벌레들이 극성인지
매일 숨어있는 벌레 잡는 일이 고역이다.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자라준 것이 고맙고 기특하다.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참외꽃이 피었다.
정말 어리둥절......
얼씨구~!
솜털 보송보송한 참외도 열렸다.
심지도 않은 참외가 이렇게 기를 쓰며 자라고 있어
그저 어리둥절.
탱자가 노랗게 익었다.
넘 이쁘당!
이 맛에 관리하기 버겁지만 탱자울타리를 포기할 수 없단다.
오후부터 바람이 심하게 불어
꽃들도 쓰러지고 대추도 떨어지고
탱자도 요만큼이나 주웠다.
생명 있는 것들인데 그냥 둘 수 없어서
잘라다 이렇게 병에 꽂으니
사랑스럽고 예쁘다.
탱자를 깨끗이 씻어서 말려
집안 곳곳에 두고 향기를 즐기는 중이다.
해마다 탱자청을 담그곤 했었는데
올해는 몸이 부실해서 생략하기로 했다.
상큼한 향기만으로도 충분하게 가을을 즐길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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