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드성~슬로베니아 류블라냐
여행 3일차
슬로베니아 여행의 하일라이트
블레드성이 율리안 알프스를 배경으로 그림같이 보인다.
슬로베니아의 면적은 우리나라 전라도와 비슷하다고.
인구는 200만 명을 약간 넘고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의 국경쪽에 위치한 블레드는
알프스 서쪽에 위치한 작은 도시이다.
호수 한 가운데 그림같은 풍경으로 떠 있는 성모승천성당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무동력 배인 플레트나라고 불리는 전통나룻배 뿐이다.
마리아 테레지아가 여름별궁으로 이용했다는 블레드성이
혼잡해지는걸 싫어해서 23척만 운행을 하도록 명령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그대로 대를 이어 운행을 하고 있단다.
무게중심을 잘 잡아야해서 타고 내리는것까지
이 젊은 청년의 지시에 따라야 했다.
삐그덕 삐그덕 나룻배의 노 젓는 소리가
은근한 정취를 자아낸다.
플레트나에서 내리니
99개의 돌계단이 바로 이어진다.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곳은
사랑의 전당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신랑이 신부를 안고 이 아흔아홉개의 계단을 오르는데
이때 신랑은 절대로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우리는 손을 잡고 이 계단을 올랐다.ㅎㅎ
전설속의 여인은 남편을 위해 소원을 새긴 종을 이곳으로 가져오다가
그만 물에 빠뜨렸단다.
그래서 그 대신 이 종탑을 세우게 되었는데
종탑이 생기면서부터 성모승천성당의 기적이 일어났다고 한다.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서
이끼낀 돌담 사이로 난 좁은 길을 지나
아름다운 성당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아름다운 성당의 종소리와 그림같은 풍경에 흠뻑 빠졌다.
알프스의 빙하가 녹은 물이 흘러들어 생긴 빙하수 호수라서
물빛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저 멀리 블레드성이 절벽위에 우뚝 솟아있다.
이 호수의 수심은 최대30m 라는데
어찌나 맑은지 환히 들여다 보인다.
과연 알프스의 진주라고 불리울만 하다.
율리안 알프스의 보석을 매일 볼 수 있는 이곳 사람들이 부러웠다.
다시 플레티나를 타고 블레드성으로 가기로 했다.
이곳 블레드성에서 내려다 보이는 호수는 어찌나 아름다운지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 정도였다.
공사중이라서 약간 복잡하기는 했지만
성수기가 아닌 덕분에 그래도 성 내부를 천천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세월의 흔적을 느껴볼 수 있는 우물
좁다란 망루를 따라 들어가 본다.
이곳에서 작은 기념품 하나를 샀다.
성에서 내려다 본 마을의 풍경이다.
율리안 알프스를 내내 바라보면서
이동하는 내내 아름다운 풍경에 넋을 잃고 말았다.
평화롭기 그지없고
번잡하지 않은 도로를 달리며
그렇게 달리고 달려서
슬로베니아의 수도인 류블랴나로 이동했다.
이전에 모 TV에서 배경이 되었던 도시로 널리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류블랴나는 '사랑한다'는 슬라브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프레시르노브 광장
프란체 프레셰렌 시인의 동상이다.
학생들이 많이 모여있는데
요즘이 현지의 수학여행 시즌이라고 한다.
국토가 해발 3000m위에 위치한 나라란다.
다리를 건너 보든코브 광장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재래시장을 구경하는 재미를 놓칠 수 없지.ㅎㅎ
꽃부터 시작해서
각종 신선한 채소들과
때 이른 봄꽃이 심겨진 화분들이며
심지어는 채소모종까지...
그런가하면 한편에는 이런 공예품들까지
재래시장 구경에 시간이 가는줄 몰랐다.
처음 보는 낯선 채소들이 신기하고
처음보는 과일들도 우리의 발길을 붙든다.
정말 싱싱한 과일들이 엄청 싸다고...
주황당근 아래의 것은 당근인지 모양은 비슷한데 색깔이 낯설다.
이런 식재료를 구경하는것도 재미있다.
온갖 신선한 채소들이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에서 한 달쯤 살아봤으면...ㅎㅎ
양파 같은데 줄기부분은 아스파라가스 잎처럼 생겼다.
수공예품부터 시작해서 양털로 만든 소품들까지
구경하는것 만으로도 너무나 즐거웠다.
참 화려한 그릇이며 찻잔들...
재래시장을 돌아보고
다시 거리의 뒷골목을 걸어보기로 했다.
눈요깃거리가 많아 쇼윈도우에서 자꾸만 멈춰 서게 된다.
저 빗자루를 탄 마녀를 데려가고 싶엉.
류블랴니차강을 끼고 들어선 카페에는
수많은 청춘들이 빼곡해서
노천카페까지 빈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슬로베니아의 아이스크림도 빼놓을 수 없징.
이 없으면 잇몸이라고
슬로베니아어를 모르니 영어로 주문을 하고
광장이 마주보이는 곳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하늘이 컴컴해지는듯
차에 오르기도 전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아름다운 슬로베니아의 마을과
숲과 강과 나무들을 만나고
비에 젖어 더욱 운치있어 보이는 풍경들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하얗게 쌓이기 시작했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잠시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때아닌 눈에 당혹스럽기는 하지만
이곳에 우리의 발자취를 남겨두고 떠나기로 한다.
혼잡스러운 우리나라의 휴게소와는 너무나 다르게
고요하다못해 적막하기까지 하다.
나무 표피에 노랗게 꽃을 피운 너의 정체는 무엇이뇨?
다시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이동한다.
어느새 어스름허니 해가 뉘엿뉘엿하다.
약 5시간을 이동하여 자다르 인근 페트카인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