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정월대보름 나물반찬

꿈낭구 2019. 2. 19. 13:04


오늘이 정월대보름인디

오곡밥과 대보름나물들 드셨남유?

저는 묵나물은 미리 만들어놨구

아침에 느긋허니 일어나서 찰밥만 했구만요.

보름날 들깨탕과 수없이 많은 나물반찬들에다

오곡밥을 차려주셨던 엄마 생각이 납니다.

 어린 시절에 울엄마가 해주셨던

코다리무우국도 끓였어요.

나물반찬 4종세트.

취나물, 아주까리나물, 고사리나물, 쇠비름나물

토란대나물이랑 말린 가지나물도 있고 콩나물이랑 있는데

식구도 읎는디 한꺼번에 많은 나물을 하는것 보다

몇 가지만 조금씩 하는게 좋겠단 생각에서

이렇게 간딴허니 모듬으루다 담았쓰요.

쇠비름나물이 뭣이냐굽쇼?

지긋지긋허리만치 생명력과 번식력이 으뜸인 요 잡초랑게여.

요것헌티 울시골집 텃밭이 점령당헐 위기에

쇠비름이 고지혈증에도 좋고 혈관질환은 물론

항암효과꺼징 있다기에 말려서 묵나물로 만들어볼까하고 뽑았었거덩요.

이렇게 말려뒀다가 차로 끓여서 마시기도 하고

묵나물로 먹음 맛이 좋다기에

말린 쇠비름을 압력솥에 넣고 삶았어요.

처음 해보는거라서

다른 묵나물처럼 해보려고

국간장과 들기름에 먼저 조물조물했다가

당근과 양파 다진 마늘을 넣고 볶았어요.

요것은 취나물 삶은거구요.

취나물도 같은 방법으로 볶을라구요.

묵나물로 이렇게 볶아서 먹는게

취의 향기가 좀 덜해서 아쉽긴 하지만

아무때나 취나물을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요.

요것은 아주까리라고도 불리는 피마자잎이랍니다.

요것을 열심히 따서 많이 말려둔다고 했는데

정잘 요것을 삶았더니 양이 너무나 적은거 있죠?

세상에나 도둑맞은거 같드랑게여.

피마자잎이 워낙 얇아서 그런가봐요.

내년에는 아주 몽땅 말려둬야겠어요.

요게 젤루 꼬숩고 맛난 묵나물입니다.

고사리도 삶아서 물에 좀 담가뒀다가

요렇게 국간장과 들기름으로 마늘이랑 양파, 당근을 넣고 볶았어요.

묵나물을  삶으려면 번거롭기도 하고

주방에서 냄새도 요란해서

넉넉하게 삶아서 육개장용으로 고사리를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절반만 나물로 만들었어요.

이렇게 나물반찬 하다보니

하나 하나 엄마가 해주시던 보름날 반찬들이 생각나네요.

고사리와 콩나물 거두절미한것과 미나리를 넣고 새콤달콤매콤허니 무친 콩나물잡채도

얼마나 맛있었나 몰라요.

두부와 콩나물과 여러가지 해초 비슷한 것들로 탕도 만들어주셨는뎅...

무나물도 생각나네요.

그땐 왜그렇게 무나물이 싫었나 몰러요.

지금은 개운허니 참 좋던디...

말린 가지와 호박이며 토란대며

정말 먹거리들이 풍성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린 시절 정월대보름이면 해 뜨기 전에

'내더위 니더위!'허믄서

남에게 더위를 팔던 생각이 나서

오날침 밥상에서 남푠을 불렀더니

대답 대신 얼굴을 돌려 바라봅니다.

오잉?? 이게 아닌딩??

다시 한 번 은근허니 불러봤등만 '응?' 하고 대답을 허기에

순식간에 남푠헌티 내더위를 팔었구먼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린시절에 누나가 자기헌티 더위를 팔아서

어디 더위를 팔 사람이 읎어서 어린 동생헌티 더위를 파냐고

아버지께 누나가 혼이 났었다는 얘기로 웃었네요.

어릴적 고향 소꿉친구들과 보름날 찰밥 얻으러 다니던 얘기도 나누고

즐겁고 행복했지요.

아직 더위 못파셨다굽쇼?

오늘은 눈비로 해가 안 뵈니께 얼렁들 파세여.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