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사월의 놀이터

꿈낭구 2019. 4. 2. 22:00


요 며칠 부쩍 날씨가 추워졌다.

너무 일찍 꽃이 핀 화단의 꽃들이 행여 피해를 입지않을까 걱정스러워

시골집에 갔더니

앵두나무 아래 딸기가 이렇게 야무진 꽃을 피웠다.

세상에나...

지난 늦가을 어쩌긋다고 꽃을 피워

딸기를 열리게 해서 내 애를 태우더니

무에 그리 급해서 이 쌀쌀한 꽃샘추위에

겁도 없이 꽃을 피웠단 말인가...

오잉??

여기저기 꽃이 한둘이 아니다.

작년에 딸기를 옮겨심어줬어얀디

고만 시기를 놓쳐서 그대로 두었는데

올해도 이렇게 꽃을 피워 맛난 딸기를 만들어주겠다니

기특허고 고마워서 거름이라도 줘야되지 않긋냐고...ㅎㅎ

흰민들레도 여기저기 지맘대루 함부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요렇게 신비스러운 모습이다.

너무나 번성해서 노란민들레는 보는 족족 뽑아내고

흰민들레는 차로 덖어볼 요량으로 드문드문 두었더니

올해는 노란민들레 보다 흰민들레가 더 많은듯 하다.

작년엔 한 개도 열리지 않았던 추희자두가

올해 드디어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했다.

유난히 자두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남푠이 특별히 공들여 심은 자두나무인데

작년에 꽃도 제대로 못핀것 같아 애가 탔었다.

올해는 나무가 제법 튼실해져서

하늘을 향해 무럭무럭 자라 내 키 보다 훨씬 높아졌다.

추희자두 따먹을람 사다리를 놓고 따얄까봐.ㅎㅎ

이제 달린 꽃망울을 보면서도 속절없이 군침을 삼키는 나를 보며

한 그루 더 사다 심길 잘했다고...

매실나무 아래 냉이꽃이 한창이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하얀 꽃들이 정말 사랑스럽다.

단풍나무 아래 어린 싹들이 여기저기 올라오고 있다.

도대체 이게 뭘까?

작은 떡잎만 봐서는 도대체 알 수가 없어서

쪼그리고 앉아 요모조모로 살펴보고 있노라니

똘방진 선배님

그 곁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팡팡 드러내고 있다.

아...프로펠러같은 단풍의 씨앗이 떨어져서

여기 이렇게 싹을 틔워낸거였구낭.

아기단풍은 봄햇살을 향해 있는대로 기지개를 켜는 형상이 넘나 귀엽다.

엄마 단풍나무는 발치의 아기단풍을 내려다보며

대견해하겠지?

그래서 차마 뽑질 못하고 그대로 두기로 했다.

할미꽃이 부드러운 솜털을 밀치고 자줏빛 꽃을 피웠다.

철쭉꽃 아래에서 노루귀 꽃이 진 자리에

정말이지 작고 귀여운 노루귀 같은 잎들이 돋아나온게 보인다.

솜털 보송보송한게 노루귀가 아마도 이렇게 생긴 모양이다.

가까이서 직접 본 적이 없으니

이 잎을 보면서 맘대루 상상해본다.

사랑스런 별꽃이 여기저기 피기 시작했다.

잎이 깊게 파여 꽃잎이 다섯 장인데 열 장 처럼 보인다.

하얀 암술대는 세 갈래이고

잎은 아랫부분이 둥글고

줄기에는 한 줄로 털이 나 있다.

두해살이풀인데 보면 볼수록 작고 사랑스러워 끌린다.

작년에 뒤늦게서야 꽃집 아저씨께 얻어다 심은 무스카리가

올봄엔 이렇게나 멋진 꽃대를 마구마구 올려 피고 있다.

작년에 월동이 되는 야생화들로 여러가지 사다가 심었는데

꽃이 피어봐야 알것 같다.

키작은 무스카리는 화려한 옷을 입고 치장하구서

목을 빼고 손님을 기다리는 모습같다.

냥이들이 뒹굴지 못하도록 단속을 잘 해얄것 같다.

사월의 놀이터엔 이렇듯 우릴 반기는 친구들이 많아

이곳에서 머무는 내내 밖에서 지내다 온다.

더 예쁜 꽃밭으로 가꿔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