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낭구 2021. 4. 13. 19:23

2021년 4월 13일 화요일

아침에 내리던 비가 그치자

이제는 바람이 엄청 불고 춥네요.

탱자꽃이 하얗게 피어 오후 햇살에 어찌나 예쁘던지

바람이 차가운데도 불구하고 나가 보지 않을 수 없었지요.

박경리 소설 '토지'에도 나오는 탱자울타리

'최참판댁 사랑 뒤뜰을 둘러친 것은

야트막한 탱자나무 울타리다.

울타리 건너 편은 대숲이었고

대숲을 등지고 있는 기와집에 

안팎일을 다 맡는 김서방 내외가 살고 있었는데~ '라는

생울타리를 그려놓은 구절이 있어요.

중국이 원산지 라지요?

잎 모양이 독특하여 하나의 잎자루에 3개씩 작은 잎이 붙어 있고

잎과 잎 사이 잎자루에는 좁다란 날개가 달려 있답니다.

쓰임새는 산울타리이며

탱자나무 재질이 단단해서 윷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하얀 꽃에서는 탱자냄새 처럼 향기로운 냄새가 나요.

제주도에서는 귤나무를 접붙일때 쓰인다고 합니다.

Trifolia orange라는 이름 처럼요.

탱자 꽃말은 '추억'이래요.

강화 사기리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500살도 더 된 

탱자나무가 있다네요.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탱자나무가 자랄 수 있는

북쪽 한계선이라는데

강화도에 탱자나무를 심게 된 이유는 

성벽 밑에 적병이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답니다.

그러니까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심은것이래여.

제주도나 남해안의 섬에서 귀양살이 중 위리안치로 

탱자나무 울타리 안에 갇혀 한 많은 세월을 보낸 이들이 있었지요.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도 적의 접근을 막기 위해

깊은 도랑을 파고 성벽 둘레에 탱자나무를 심어서

일명 '탱자성'이란 의미로 지성이라고도 하였다네요.

 

울집 탱자울타리도 이래봬두 반 백년도 더 된 나무랍니다.

여기가 배나무 과수원이었던 자리여서 

집 짓기 전 부터 이미 탱자울타리가 있었으니까요.

이 마을 어르신께서 과수원 울타리로

아주 오래전에 심어놓으셨던 거라네요.

작년에 공사하면서 탱자울타리 손질이 우리에겐 버거울것 같아서

뽑아내고 담장을 칠까도 생각했었는데

가시가 있어 뽑아내는것도 쉽지 않아서 그냥 두기로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잘한것 같아요.ㅎㅎ

탱자꽃에서도 향기가 난다는걸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뾰족한 가시가 무서워서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었거든요.

잠깐 햇살을 받아 눈부신 탱자꽃을 하나 따왔어요.

남푠은 꽃향기를 맡아보더니

탱자향기 같은 상큼한 냄새가 난다네요.

순백의 꽃잎이 어찌나 예쁜지 이리 보구 저리 보구...

지난 가을에 노랗게 익은 탱자를 따서

길다란 유리화기에 담아 향기를 즐겼었는데

올해는 본격적으로 탱자효소를 담가보려구요.

그게 피부에 아주 좋다더라구요.

특히 피부가려움증에나 피부염에 좋고

알레르기성 피부염 염증 등의 치료에 이용된다고 해요.

탱자의 구연산 성분은 단백질, 지방질, 탄수화물로

몸속 지방제거에도 효과적이래요.

한방에서는 탱자를 지실이라고 한다는데

위가 심하게 안 좋을때는 파란탱자를 썰어서 말려 달여 마시면 좋고

만성적으로 조금 안 좋을 때는 노란 탱자를 이용해서

달여 마시면 좋다네요.

동의보감에서는 담벽 담으로 인해 옆구리가 아픈 것을 낫게 하며

오랜 식체를 삭인다고 합니다.

탱자의 헤스페리딘 성분이 활성산소 형성을 억제해

노화지연 등 항염과 항산화효과

모세혈관의 건강 개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비타민 C가 풍부해 피부노화를 방지해주고

보습, 미백효과가 뛰어나다니 탱자나무를 다시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