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2의 가출
오늘은 기다림의 하루였는데 넘 슬퍼요.
요즘 냥2가 예전과 달라져서 사춘기 중증 처럼
보일때가 많았는데 안타까운 사건이 생겼어요.
어제 오후 이 모습을 마지막으로
냥2가 행방불명 되었어요.
오전까지만 해도 야단쳐서 잠깐 토라져서
가출한줄 알았거든요.
설마...여태까지 돌아오지 않을줄은 몰랐는데...
2층 다락방에서 옥상 발코니로 나가는
작은 문이 방충문을 달기 복잡한 구조라서
여름이 다가와서 자석이 달린 일체형 모기장을
샀는데 길이가 너무 길어서 좀더 궁리하려고
임시로 자석으로 고정시켜뒀는데
어제 오후에 2층에 올라갔던 남푠이 깜짝 놀라
큰소리가 나서 왠일인가 했더니
냥2가 바깥쪽에서 이 자석 모기장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던가 봅니다.
글쎄 2층 다락방에 냥2가 들어와 서성이다가 마주쳐
어떻게 들어왔냐며 여기 들어오면 안 된다고 야단치자
놀라서 총알같이 이 방충문을 통해 뛰쳐 나갔다네요.
냥2가 자석문을 열고 들어왔던가봐요.
공사할때 팀장님이 냥이들을 이뻐라하니
얘들이 집안으로 들어와서 감독을 하듯 했었다던데
아마 그때도 이 문을 통해 다락방에 들어온적이 있었던가
싶기도 했지만 이사하고는 절대로 실내로는 들이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더니
불러도 오지 않고 좀 이상하더라구요.
어젯밤까지도 딸아이가 냥2를 보았다는데
아침이면 늘상 현관문 앞에서 대기하던 냥2는 안 보이고
오늘은 냥3이만 혼자 구슬프게 야옹거렸다는데
냥2는오늘 하루 종일 애타게 찾아도 없고 기다려도
오지 않는데 옆집 아주머니께서 냥이들은 갈때가 되면
집에서 멀리 가서 소리없이 혼자 간다더라는 말에
문득 어미였던 냥1이가 지난 가을에
우리 이사온지 얼마 안 된 어느날
난데없이 현관문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기에
안 된다고 했었는데 그날 밤에 냥1이가 사라졌던 생각이 났어요.
하염없이 기다렸지만 결국 그렇게 허망하게 이별을 하고
얼마나 두고두고 마음이 아팠던지요.
마지막 인사로 냥2도 집안으로 들어온게 아니었을까
별의별 생각이 다 나고 이대로 영영 우리 곁을 떠난건 아닐까
안타깝고 슬퍼요.
아직 이별할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허망하게...
밤이 되면서 비까지 내리는데 어디서 비를 피하고 있을지...
내일 아침이면 평소 처럼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며
아침인사를 하는 냥2를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저를 올려다 보던 냥2의 이 모습이 마지막이 되면
넘 슬퍼서 견디기 힘들것 같아요.
제발 우리 곁으로 돌아와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