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옥상 데크 창쪽에 화분 몇 개를
가져다 두고 거실에서 계단 창을
올려다 보면 초록초록한게 예뻐보여
즐기고 있는데 아주 작은 청개구리 한 마리가
어떻게해서 거기 머물게 됐나 모르겠어요.
엄지손톱 만 하더니 어느날 보니까
크기도 약간 커졌고 색깔이 검게 변했네요.
화분 밑에 받침을 하나 놓아줬어요.
겁이 나는지 화들짝 놀란듯
열심히 탐색중이네요.
인견홑이불 찾느라 침대벙커 속까장 뒤장허느라
땀을 뺐는데도 대체 워디로 도망갔나 없네요.
혹시나 하고 딸랑구 침대벙커를 열었더니
거기 얌전히 뫼셔놨네여.
더욱 우리를 한심허게 헌것은
그것 말고도 대나무 목침이며 여름살이들이...
아! 맞당!! 그래. 이것도 있었지!!!
여름마다 남푠이 그토록 애정하던 물건들...
'이것이 뭣이뎌? 이걸 워따 쓰능것인디?'
그쯤되믄 클난디...
ㅋㅋ글두 이렇게나마 찾아내서 반기며 끌안고 좋아하니
그것만도 워디냐고 둘이 서로를 위로 내지는
격려허믄서 마주보고 웃었쓰요.
저만치 심상치않은 먹구름이
낮게 드리워졌네요.
서둘러 빨래를 걷고 들어오자마자
와우!
한바탕 광풍과 함께 먹구름이 비를 몰고
어마어마한 기세로 할퀴고 지나갔네요.
아직도 분이 덜 풀렸는지
천둥 번개가 우르릉 쾅쾅~~~!!!
나무들이 반으로 휘고 꺾이도록
요란했지요.
앞쪽 하늘엔 언제 그랬냐는듯
변덕쟁이가 되었나 싶더니만
약올리는듯 또 다시 시커먼 구름이 무서운 기세로
태풍 처럼 몰려옵니다.
창문 열어두고 외출한 집들은
오늘 같은 날 얼마나 난감할까요!
비구름이 몰려오며 세차게 비를 뿌립니다.
글두 가마솥 더위가 서늘해졌으니
열대야는 면할 수 있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