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비 그친 사이
모처럼 해가 난 틈을 이용해서
세탁을 하여 햇볕에 널고 내려오니
남푠이 수고했다믄서 특별 솨비쑤라공...ㅎㅎ
앵두보리밥청을 냉수에 희석해서 음료로 즐깁니다.
딸랑구는 탄산수를 희석해서 즐기는데
저는 탄산수 보다는 생수가 좋아요.
한여름 같으면 이쁜 꽃얼음을 띄워서
멋과 맛을 즐길텐데
이제는 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오는지라
냉장고 속의 생수도 살짝 부담스럽네요.
참 사람이 이렇게 간사하다니요.
깨끗이 세척해서 말려서까지 배려를 해줬는데도
좀처럼 새로 마련해준 집으로 들어가려 들지를 않네요.
요러구 거실 창문 앞에 진 치고 있어요.
며칠전에 큼지막헌 벌레똥에 이어
이번에는 그 보다는 작은데 밤색의 동글동글헌 벌레똥이
또 이렇게 떨어져 있다고
수색작전을 펼치더니 지난번 벌레와는 또 다른 벌레가
열심히 화초를 갉아먹고 있더라네여.
아파트 베란다에서 식물을 키울땐 이런 황당한 일은 없었는데
자연과 함께하는 전원생활을 하다보니까
별별일을 다 겪게 됩니다.
완전 식물과 같은 색깔이라서 똥이 없었더라면
다 갉아먹도록 모르고 있을뻔 했어요.
어느새 쪽파를 심었는지 이렇게 이쁘게 자라고 있네요.
김장도 하고 파김치도 담그고
내년 봄에 파전까지 부쳐 먹을라믄 모자랄지 모른다고
더 심어야긋대여.
ㅋㅋ이 남정네 영농에 아주 힘쓰는데
저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하니 자꾸 줄이려 하는구마는...
글두...이렇게 뾰족뾰족 올라온 쪽파가 이쁘고 신기하긴 하네요.
이 동글동글한 열매가 참 귀엽고 이쁘져잉?
풍선덩굴이랍니다.
수업자료로 쓰고 남은걸 보관했더니
자두나무 아래에다 심었었나 봐요.
하얗게 피는 작은 꽃송이도 앙증맞고
동글동글한 열매가 익어가면서
색깔이 달라져가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도 있고
열매가 익으면 깜찍한 소녀가 빵긋 웃으며
나오는 아주 사랑스런 덩굴식물이랍니다.
추희자두나무가 남푠의 눈밖에 났어요.
이른봄에 화사하게 눈부신 꽃을 피우고
주렁주렁 자두가 열리기 시작할때꺼징은
아주 남다른 사랑으로 애지중지하며 자주 머물던 이곳을
이렇게 풍선덩굴로 장막을 치게 만든데에는
이 나무를 심은지 몇 년이 지나도록
정작 추희자두를 젤루 좋아하는 저를 위해 심은 나무에서
자두 한 개를 못먹었다는 사실...
열매 속으로 벌레들이 들어가서 진을 치고 있는지
진물이 흐르듯 끈적이는 진액이 더덕더덕해서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상담을 했더니
수시로 약을 하지 않으면 이 추희나무는 먹을 수 없다고...
속상해서 잘라낸다는걸 봄에 꽃이라도 즐기게 그냥 두자고 했더니
이렇게 씨앗을 심어서 덩굴감옥에 가뒀구만요.
정성을 다하고 그만큼 기대가 커서 그랬겠지만
이 품종은 유난히 병충해에 약하다니까
포기하고 싶었던가 봅니다.
내년에는 풍선덩굴을 수세미 심은 구역에 심도록 해야겠어요.
팥이 자라고 있는 구역인데
어디에서 피망이 끼어들어 버젓이 열매꺼징 달렸네요.
고들빼기와 근대까지 어우렁 더우렁 함께 살고 있어요.
비가 잦아서 얼마동안 나가보지 못한 사이에
목화를 이렇게 만들어 놨네여.
망할것들~!!
그 와중에도 이렇게 어여쁜 꽃을 피운게
고맙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해서
돌보지 못한 미안함을 전해줬네요.
원래 목화가 벌레가 많이 타기는 하지만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했다는게
너무나 미안했어요.
늦가을에 서리가 내릴 즈음이면
끝이 갈라지면서 뽀얀 솜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을텐데...
특단의 방법을 모색해봐야겠어요.
이대로 그냥 뒀다가는 남아나질 않게 생겼어요.
텃밭의 작물들이 벌레들과 사투를 벌이는데
응원을 해줘야겠어요.
목초액을 뿌려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