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고양이
아주 작은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데려왔어요.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하고
눈이 똥그란게 어찌나 예쁘던지요.
일단 냥2의 집 속에 넣고
밖으로 나올까봐 임시로 철망을 덮었지요.
며칠 전에 처음 보았는데
아마도 이제 갓 독립한 길냥이인듯.
낯설고 놀랐는지 계속 야옹거리며 울어서
너무 가엾네요.
안 그래도 냥3이가 혼자 외로운데
새끼 길냥이라도 하나 데려다 키우고 싶었거든요.
눈빛이 예쁜게
어쩌면 예전에 우리집에 종종 왔던
수컷 냥이의 새끼가 아닌가 싶어요.
옷을 똑같이 입은거 하며
눈이 동그랗고 예쁜게 꼭 닮았어요.
얘네 엄마는 누구일까 궁금한데
요즘 길냥이들이 눈에 띄지 않는데
얘 아빠도 안 보인지 꽤 된것 같아요.
요즘 눈에 띄는 냥이는
울 냥3이를 꼭 닮은 새끼 고양이가
세 번 울집에 온 적이 있었지요.
작고 예뻐서 데리고 키워볼까 했더니
몹시 경계하며 도망갔어요.
그런데 며칠전에 또 나타났다가 냥3이가 호되게 야옹거리자
안절부절 못하더니 잽싸게 달아났어요.
이 새끼 냥이를 냥3이가 잘 데리고 놀아얄텐데...
몸집은 작아도 야옹거리는 소리는 아주 우렁차네요.
덤불 속에서 혼자 지내는것 같더라던데
낯선 환경이 무서운지
아니면 엄마 생각이 나서 그런지
계속 눈물을 흘리며 울어서 털이 젖은걸 보니
도로 자유롭게 길냥이의 삶을 살게 해야하나
갈등이 됩니다.
일단은 어두운 나무상자 집 보다는 이렇게 종이박스에
옷을 깔아주고 예전에 쓰던 새장 두 개를 덧대어서
밖을 볼 수 있게 해주었어요.
손을 타서 손에 있는 사료를 받아먹을 정도 되면
자유롭게 나다닐 수 있게 풀어줄거라는데
저는 이 어린 고양이가 너무 가엾어서
도로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사료를 주니 배가 고팠던지
정신없이 먹네요.
이웃집 근처에서 작은 개와 대치상황에서
잔뜩 코너에 몰려 웅크리고 꼼짝 못하고
개가 으르렁 대는 소리에 겁을 잔뜩 먹고 있는것을
남푠이 발견하고 데려왔다네요.
이 어린 고양이가 곧 겨울이 다가오는데
먹이활동을 하며 천적들로부터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데
얘는 영문도 모르고 잡혀 왔으니
얼마나 놀랍고 무서울까 생각하니
맘이 안 좋네요.
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꺼내달라고 애원하는것만 같아서
안쓰럽네요.
울다 지쳐서 갈증이 나는지
물을 정신없이 먹고 있어요.
태어난지 얼마나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잘 적응하고 함께 지낼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낯선 새끼냥이가 와서 야옹거리니
냥3이가 잔뜩 경계를 하며 이상행동을 하네요.
요즘 냥3이가 좀 이상해지긴 했어요.
밥만 똑 따먹고 허구헌날 밖으로 싸돌아다니다가
가끔 들어와 실속만 챙기고 또 어디론가 사라지기 일쑤였거든요.
요즘 작은 새들을 사냥하느라 재미를 붙였는지...
며칠째 그렇게 밖으로만 나돌더니
엊그제는 모처럼 밥먹고 양지바른 이곳에서
늘어지게 자는 모습입니다.
냥3이와 냥2가 자매로 서로 다정하게 지낸것 처럼
이 새끼냥이를 냥3이가 잘 보살펴주고
데리고 놀아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