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수줍게 피어난 꽃들과의 눈맞춤
꿈낭구
2022. 2. 21. 11:32
산당화 가지를 잘라서 물꽂이를 한 지
어느새 한 달이 되어 갑니다.
뒤늦게 피어나기 시작하는 가지의 꽃은
처음 피어나던 꽃 보다
훨씬 빛깔이 선명하고 짙어졌어요.
그동안 수줍게 꽃망울을 내밀던 모습 부터
벙글어지는 모습과 꽃술을 내보이며
봄을 미리 즐길 수 있게 해주던 꽃이
이젠 고개를 떨구며 시들어 가네요.
삐용이도 거실 창밖 의자 위에 올라 앉아서
한참을 들여다 보더니
해바라기를 하고 있어요.
ㅎㅎ또 나무에 날아든 아기 새들을 발견한듯...
살금살금 낮은 포복으로 우리의 시야를 벗어나더니
사냥에 실패한 모양입니다.
아직 어린 삐용이에게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던가 봅니다.
밖에서 피면 이 보다 훨씬
아주 진하고 화려한 빛깔인데
그에 비하면 아직 부끄럼 많은 소녀 처럼
참 사랑스러운 꽃송이지요.
가지의 잎도 제법 무성해졌어요.
초록초록한 잎들이 의젓해서 멋드러집니다.
늘상 함께 했던 시간들 속에서 정이 듬뿍 들었던지
고개를 떨군 시들어가는 꽃도
제 눈엔 예뻐 보이네요.
엊그제 다시 가지치기도 할 겸
가지를 잘라다 뾰족한 가시 끝을 잘라서
물꽂이를 하여 서재의 책상 위에 두었더니
따뜻하고 햇볕이 많이 들어서 그런지
금세 이렇게 연둣빛 잎이 나오고 있어요.
매실나무 가지도 함께 꽂아두었는데
꽃눈이 살짝 부풀기 시작하네요.
매일매일 꽃들과 눈맞춤 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