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4월 11일 화요일
비가 내리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 한의원에 다녀오기로 했다.
오늘도 오후부터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불거라더니
이른 아침 구름이 예사롭지 않다.
낮게 드리워진 구름 사이로 아침 햇살이 퍼져나오는 광경.
그런데 반대쪽 하늘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눈부시게 꽃이 피었던 옆집의 살구나무가
어느새 이렇게 잎이 무성해졌다.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꽃이 시들어 떨어져내리는데
울집 옥상 데크며 지붕 위의 태양광 판넬 위에도
지붕 홈통에까지...
비가 내리니 배수구가 막혀 여간 성가신 게 아니라서
데크 위에 매트를 깔아두었다.
담장 밖으로 뻗은 가지들을 정리해주면 좋으련만...
해마다 몇 번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을
말 해야하나 싶다가도 그냥 포기하기로...
어떻게 이렇게 완전히 다른 분위기일까
정말 신기한 아침이었다.
2층에서 이 아름다운 광경을 바라보며
가슴이 뭉클해졌다.
저절로 기도와 찬송이 나오는 아침 시간이다.
아침 일찍 서둘러서 시내에 다녀오기로 했다.
겨우내 실내에 들였던 화분들을
얼마전에 밖에 내어놓았는데 잘 적응을 할 수 있으려나
좀 걱정이지만 이 무거운 화분을 또 옮기기엔 너무 힘들어서
그냥 두기로 했다.
비바람에 시달리면서 더 강해지라고...ㅎㅎ
한의원에서 치료 받고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서 장보기를 했더니
시간이 훌쩍 지났다.
오후에 비가 내린다더니 쾌청해진 하늘이다.
산딸나무가 늘씬날씬하게 자라고 있다.
원가지는 장수하늘소의 소행으로 죽어서 잘라냈는데
곁가지들이 이렇게 훌쩍 자랐다.
공조팝나무도 조만간 새하얗게 눈부신 꽃을 피우겠지?
장미찔레와 덩쿨장미도 이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사과나무에 예쁜 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 사과로 말할 것 같으면 진짜진짜 맛있는 사과라서
꽃을 보면서도 군침이 돈다.
나의 사랑 층층나무.
날마다 수시로 바라보며 봄을 즐긴다.
하늘을 향해 훨훨 나는 초록나비들 같다.
1년 중 가장 예쁜 시기로
어찌나 멋진지 그냥 이대로 멈췄으면 좋겠다는...
산에서 자라는 나무를 굳이 울안에 들인것은
바로 요맘때의 새 잎이 돋아나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이다.
옆마당의 주목과 산수유가 구름 사이로
잠깐잠깐 비치는 눈부신 햇살로
변화무쌍한 실루엣을 선사한다.
꽃사과 전지를 잘못했던지 꽃이 딱 한 송이 피었다며
이실직고 하는 남푠. ㅠㅠ
뭐 예쁘게 다듬었으니 내년에는 많이 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