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요란한 폭우로 쓰러진 백합을 가져다 탁자 위에 두었다.
정원에 핀 백합꽃 향기가 거실까지 들어오곤 했는데
엄청난 장맛비로 얼마나 시달렸던지
이렇게 가까이 있어도 향기가 옅어졌다.
꽃 가까이 다가가야 꽃향기를 느낄 수 있다.
온통 비에 젖은 정원의 놀이터를 갈 수 없으니
이렇게 비를 피해 엄마 곁에서 웅크리고 있다.
생전 처음 겪는 장맛비가 무서웠을까?
이렇게 누워있는 어미 위에 올라가
침대 삼아 누워있던 새끼를 보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나무랐더니
후다닥~ 에어컨 실외기 덮개 위로 올라가 앉아있다.ㅋㅋ
그 와중에도 또 해오라비 사초 화분 위로 올라가 놀았는지
이렇게 쑥대밭이 되었다.
한창 우아한 꽃을 피워 예쁜 모습인데
이렇게 쓰러지고 꺾이고
에효~!!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근처에 화분들로 바리케이드를 치듯
막아 놓았는데도 또 말짓을 했다.ㅠㅠ
비에 젖은 나리꽃
남쳔꽃에도 빗방울이 대롱대롱
워터코인은 마냥 신이 났다.
비에 흠뻑 젖은 장미꽃이 휘어져서 보니
장미잎을 뭔 벌레가 이렇게 가위로 자른 듯 만들어 놓았을까.
고얀 녀석 같으니라고.
시간이 지나면서 잔디밭에 고여있던 빗물이
점점 빠져나가고 있어 다행이다.
사과가 힘에 겨워 보인다.
더 솎아줬어 얀디...
작년처럼 가지가 꺾이지 않아 다행이다.
샤스타데이지의 야무진 모습.
씨앗이 여물어가는 모습이 소보루빵 같다.ㅋㅋ
장미꽃 속에 갇힌 빗물은
장미수가 되려나? ㅎㅎ
엄청 사납게 퍼붓던 장맛비로
이 여리디 여린 장미가 싸다구를 맞아서
한창 어여쁜 모습으로 피어 보지도 못하고
안쓰럽게 이런 몰골이 되었네. ㅠㅠ
그 와중에 자목련이 꽃을 다섯 송이나 핀 것을 발견!
남천으로 가려져서 미처 보지 못했는데
둘이서 은연중에 힘겨루기를 했던 모양이다.
아로니아가 어느새 이렇게 열매가 열려 익어가는 중이다.
아로니아에 옆집 살구나무에서 날아온 벌레가 있으니
절대 가까이 가지 말란다.
얼마 전에 남푠이 벌레에 쏘여서 엄청 고생했다고.
쐐기나방 애벌레에 쏘이면 고통이 어마어마한데
아로니아 열매 생즙을 바르면 금세 가라앉는다는 거.
그래서 작년에 아로니아 잘 익은 열매를 한 줌
냉동실에 넣어뒀었다.
베리 중에서 가장 맛이 없는 아로니아이지만
건강에는 으뜸이라니 떫고 맛이 없어도
다양한 방법으로 섭취할 수 있도록 모색을 하는 중이다.
깻잎 한 줌 따고
노랗게 익은 방울토마토도 땄다.
더위를 식혀주는 여름 채소인
늘씬 날씬 예쁜 가지도 어느새 이렇게 자랐다.
씻으면서 생가지로 두 개나 먹어치웠당.ㅎㅎ
가지 특유의 보라색은 안토시아닌 색소로 항산화 작용을 해
항암효과가 있다는데 가지의 항암효과는 식품 중에서
가장 강력한 편이라고 한다.
가지는 발암물질인 벤조피렌과 아플라톡신, 특히 탄 음식에서 나오는
발암물질 PHA 등을 억제하는 효과가 브로콜리나 시금치 보다
2배 정도 높다고 한다.
알칼로이드, 페놀 화합물 클로로필, 식이섬유 등
다양한 암 예방물질이 들어 있다고.
가지에 함유된 식이섬유소는 동물성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고
변비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가지는 몸을 차게 하는 효과도 탁월해 더위를 타거나 몸이 화끈거릴 때
먹으면 좋다.
식물성 기름으로 요리를 하면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 E를 많이 섭취할 수 있다.
가지를 찐 뒤 갖은 양념에 무쳐 시원한 육수를 부어 만드는
가지냉국, 돼지고기와 함께 볶는 중국식 가지볶음,
올리브유와 토마토소스를 얹어 오븐에 구운 이탈리아식 구이 등은
여름철 입맛을 살려 주는 가지 요리다.
에고고...이 한심한 댕댕이를 보게.
지 새끼를 엄마한테 떠넘기고 잠을 자다니.
삐용이 새끼인 넙죽이가 집요한 댕댕이 새끼한테 밀린 상황에
어처구니가 없어서 창을 열고 내다보니
외할머니 젖을 먹는 게 뭐 잘못된 거냐는 듯
저돌적인 포즈루다...
삐용이가 고개를 들자 넙죽이가 다시 의기냥냥
엄마 젖을 먹는 틈을 타서 뺀질이인 넙죽이를
쓰다듬어 본다.
결국 수유시간이 끝났다.
끝내 꿈쩍도 하지 않는 맹랑한 댕댕이 좀 보소!
얼떨결에 붙잡힌 손길에서 느끼는 손맛이 좋은 듯.
댕댕이 새끼는 배가 부르도록 먹었는지 쭉쭉이를...
그나저나 이 새끼 고양이들 이름을 지어줘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