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집에서 놀기

꿈낭구 2023. 10. 9. 16:26

어머나~! 이쁜거~~!!

백일홍 꽃을 2층 데크 위에서만 내려다 보다가

가까이에서 들여다 보니 꽃 속에 꽃이 있다.

봄에 씨앗을 뿌렸는지

이 구역에 알록달록한 백일홍이 무리지어 피었었다.

맨드라미 꽃이 너무 무거웠던지 

반쯤 쓰러져 누웠다.

전에 맨드라미꽃차를 덖었던 게 생각났다.

핑크핑크한 예쁜 꽃차를 마셔봐야징.

국화도 꽃망울이 제법 똘방지다.

큼지막한 거미가 터를 잡았네그려.

둥굴레를 뽑아서 차를 덖어볼까 하고 뽑아달랬더니

그냥 손으로 잡아당겼는지 뿌리가 이렇게 끊겼다.

뿌리가 중요한것을...

아마도 다 뽑아주면 둥굴레차를 덖는다고

또 일을 벌일까봐 남푠이 일부러 비협조적으로 머리를 쓴것 같다는...

심증은 있으나 걍 모른 척 하기로 했다.

이 꽃밭에 찾아드는 손님들이 다양하다.

요즘 보기 드믄 꿀벌도 찾아왔다.

꽃이 진 모습도 이제는 아름답게 보인다.

나이가 들어가며 아낌없이 주는 나무 처럼

이 꽃의 형상을 보며 마음이 숙연해진다.

사람으로 치면 몇 살 쯤 되었을끄나...

이 콩의 이름은 모르지만

암튼 주렁주렁 많이도 열렸다.

밥에 좀 넣어 먹어볼까 하고 두 개쯤 뽑아서

콩을 따서 껍질 속의 콩을 얻기까지의 수고로움 끝에

반질반질 예쁜 콩을 얻는 대신

손톱 밑이 시커먼스~~ㅠㅠ

내일 치과에 가얀디 우짠뎌.

하지만 곧 꾀가 났다.

검자줏빛 메니큐어를 손톱 끝 부분만 살짝 발라야징.

멋내기 네일아트 맹키로 감쪽같을테니깐...

전원생활 하면서 늘어난 꾀주머니.ㅋㅋ

하지만...줄기와 콩꼬투리를 모아서 버리려다가 그만 넘어져

무릎도 깨지고 얼굴도 살짝 다쳤다.

남푠이 번개같이 달려와 일으켰기에 망정이지......

이런~!! 달팽이가 야곰야곰 꽃잎을 갉아먹었나 보다.

얘는 금일휴업인가?

꽃잎을 도르르 말고 있는 게...

하나 하나 눈맞춤을 하며 꽃밭에서 놀았다.

산초 열매가 주렁주렁~!

아주 작은 거 심었는데 어느새 이렇게 훌쩍 컸다.

산초기름이 그렇게나 좋다던데...

담장 옆에 꽃 처럼 이렇게 발그레 예쁘다.

맨드라미 잎에 올라앉은 너는 누구냐?

가느다랗고 길쭉한 더듬이가 아주 멋지다.

어느새 우리 몰래 차나무가 이렇게 예쁜 꽃을 피웠다.

여기도 저기도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하면

얼마나 예쁠까.

이 감자 처럼 보이는 것 속에서 꽃을 피우는 걸까?

오후 나절 손님이 찾아왔다.

수줍게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 녹차꽃.

언제 이렇게 숨어서 열매를 맺었느뇨.

빨갛게 익어가는 중이다.

산수유 열매를 탐하는 새들이 조만간 몰려들겠지?

수세미 덩굴을 걷어내면서 수세미를 잘라서 이렇게 줄 세워 놓았단다.

친환경 수세미를 써볼 수 있을거라고...

줄기를 걷어내면서 아랫부분의 잘라낸 줄기를

패트병에 꽂아 수세미물을 받고 있단다.

기침에 아주 효험이 있다기에 나눔도 할 겸

잘라낸 줄기마다 병을 가져다 물을 받는 중이란다.

작년에는 수세미차를 덖었었는데

부실한 몸으로 차를 덖는다고 무리를 할까봐

이렇게 옆 모퉁이 담장 쪽에 몰래

쪼르르 세워두고 말리는 중이었단다.

이제 완연한 가을빛이라 장미꽃이 어여쁘다.

국화가 피기까지는 아마도 장미꽃이 

이 구역을 주름잡지 않을까 싶다.

이리 보아도 어여쁘고

저리 보아도 사랑스럽다.

아까 조금 전에 거실 앞쪽 창밖으로

뭔가 둥그렇게 생긴 물체가 순식간에 앞집 지붕 위로 스쳐 지나가기에

뭔가 하고 깜짝 놀라 서재 창쪽으로 갔더니

금세 사라지고 없었다.

서재의 남푠은 그런 물체를 본 적이 없다며

내가 헛것을 본 모양이라기에 이상해서 2층 데크로 나가봤는데

아무것도 눈에 띄지 않아서 참 이상하다 했었다.

분명히 커다란 풍선 같은 게 둥실 떠가는 걸 보았는뎅...

 

그런데 조금 전 서재 책상에 앉아있던 남푠이

아까 보았다는 물체가 바로 저것이냐며 나를 불렀는데

이미 순식간에 시야를 벗어나서 다시 2층 데크로 나가 보니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모습이었다.

생각 보다 속도가 빨라 카메라를 찍으려고 보니

벌써 한참 멀어져가고 있었다.

바람이 좀 부는 들판이라서 빠른건가?

암튼 직접 체험해보진 못했지만 눈으로 직접

이렇게나마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런 다채로운 맛에 전원생활이렷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