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겉절이

엉겁결에 뚝딱 나홀로 미니 김장

꿈낭구 2024. 11. 22. 14:49

서리가 하얗게 내린 갑자기 추워진 날씨.

서둘러 김장채소들을 갈무리해야만 했다.

빠르고 쉽게 할 수 있는 물김치를 담갔다.

텃밭에 심은 김장무우가 땅 위로 반쯤 올라와 있어서

냉해를 입기 전에 뽑아서 

적당한 크기의 무우를 골라 다듬어서 소금으로 간 절이기를 했다.

작년에 비하면 크기가 작지만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수확할 수 있어 흐뭇했다.

무우를 썰지 않고 통째로 동치미를 담그려다가

먹기 편하도록 썰어서 물김치로 담갔다.

텃밭에서 뽑은 당근과 갓과 양파와 쪽파도 썰어 넣고

마늘과 생강과 청각은 다시 백에 넣어 잘 우러나게 

밑부분에 넣었다.

빨리 익혀서 먹으려고 다용도실에 뒀다.

배를 넣으면 시원한 맛이 날 텐데

집에 있는 딱 하나 남은 배가 너무너무 맛있어서

물김치에 넣기에는 아까워 생략했다.

나중에 마트에서 적당한 크기의 배를 사다가 넣어야징.

빨리 먹기 좋게 남은 무우로 깍두기도 담갔다.

적당한 크기의 무우를 골라 

무청까지 먹을 수 있게 무우김치도 담갔다.

그야말로 후다닥 완성해서 몸은 고단하지만

마음은 가뿐하다.

김장용 배추는 아직 포기가 덜 차서

과연 저 배추로 김장을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올여름 늦더위에 이 만큼이라도 자랄 수 있었던 것은

조석으로 눈 부릅뜨고 포기 사이에서 숨어있는

벌레들을 잡았기에 이만큼이나마 자랄 수 있었다.

무우 뽑아낸 자리가 휑하다.

늦게 심은 무우는 아직 여리디 여려 그냥 두기로 했다.

새끼 고양이 빨코가 오후 저녁햇살을 즐기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탐색 중이다.

무청을 따로 엮어서 무시래기로 만들어얄텐데

이것도 일이라고 한계치에 이르러 포기했다.

작황으로 봐서는 올해 배추김치는 사서 먹어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