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청매실을 따서 언니네 매실청 담그라고
가져다 주었는데
가지 윗쪽에 달린 매실이 노랗게 익어가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또 일을 벌였다.
저울에 달아 MP5에 담길 만큼만 하기로 했다.
설탕은 매실의 70%만 넣고 65℃로 12시간 셋팅.
12시간이 지나서 다시 12시간 재설정하고
뚜껑을 열어보니 매실이 쪼글쪼글.
달콤한 매실향이 넘 좋다.
다시 다음날 아침에 12시간 더 셋팅하고...
24시간만 해도 되지만 황매실이라 요리 보다는
음료로 마시려고 12시간 더 추가로 발효과정을 거쳐서
이제 오늘 저녁에는 걸러서 저장용기에 넣어
상온에서 시나브로 2차발효를 시키면 끄읏~!
깔끔한 황매실청은 아마도 내년에 먹게 되지 않으려나?
작년에 담근 황매실청이 아직 개봉도 하지 않아
많이 있으니까.
이틀만에 이렇게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순전히 문명의 이기 덕분이다.
지난 가을에 처음으로 양파모종을 한 판 사다가 심었는데
얼씨구~ 제법 통실통실한게 여간 실한 게 아니다.
유기농 양파니까 양념으로 쓰기로 하고
양파청을 담그기 위해서 주문을 했더니
우리 양파 보다 못생겼고 숫양파가 더러 섞여있었다.
다듬어서 씻어 건져 한나절 물기를 뺀 다음
썰다보니 양이 많아서 오일스킬렛과 MP5를 동원해서
청을 담가도 여러 차례 해얄듯.
황매실과는 달리 하는 동안 다용도실에서
양파냄새가 날텐데...
시차를 두고 일을 벌였어얀디 비 소식이 있어서
양파가 완전히 마른 상태로 배송된 게 아니라
서둘러 상온에서 양파청을 후다닥 담그기로 했다.
양파와 설탕은 동량으로.
양파는 다른 청과 달리 수분이 많이 나와서
발효되는 동안 넘칠 수 있으니 뚜껑을 덮지 않고
촘촘한 망을 두 겹으로 덮어씌우고 고무줄로 꽁꽁 봉한 다음
살짝 뚜껑을 얹어서 담장 밑 시원한 그늘에
커다란 항아리를 가져다 놓고 그 속에 넣어두고
숙성된 다음 걸러내기로 했다.
요리에는 매실청 보다 양파청이 더 많이 쓰이는듯...
황매실청 발효가 끝나면
맛을 비교해 보기 위해서 양파청을 조금만 MP5에 해볼까?
지난번에 유리병에 담근 양파청을 저어주려고 꺼내보니
양파는 위로 둥둥 떠오르고 물이 엄청 많이 나와
유리병 바닥에는 설탕이 가라앉아 있었다.
일단 고루 저어준 다음
조금 덜어서 이렇게 MP5에서 발효를 시키기로...
요리에 매실청 보다 양파청이 훨씬 쓰임새가 많아서
양파청이 없으니 우선 먹을 분량만 이렇게 36시간 동안
저온 숙성 시켜서 양파청을 1차 발효 시키기로 했다.
하고 나서 좋으면 남은 양파청도 이렇게 1차 발효를 시켜볼 생각이다.
예전에 양파청을 담갔다가 발효과정에서 번거로웠던 생각이 나서
처음부터 아예 이렇게 할까 했었는데
하필 그날 미니사과를 솎는 바람에
예정에도 없었던 미니사과가 새치기를 하였으니...
여기 이렇게 처음부터 했더라면 설탕의 분량을 줄일 수 있었는데
이 양파청은 1:1로 한 거라서 좀 아쉽다.
양파청을 담근지 몇 주가 지났는데
아무래도 수시로 설탕이 가라앉은 것을 뒤적여 주면서
저어 줘야하는지라
쉽고 안전한 방법으로 MP5를 이용해서 확실하게 1차 발효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유리병 밑바닥에 설탕이 하얗게 가라앉아 있어서
일단 건더기를 건져서 옮겨두고 설탕을 저어준 다음
양파청 국물을 부어 65℃로 12시간씩 세 차례에 걸쳐서
발효시켜 건더기는 걸러내고 청만 유리저장용기에 옮겨 부었다.
그런 과정을 총 세 차례.
드디어 오늘(22년 6월 26일) 양파청 1차 발효를 끝내고
저장용 유리병에 넣어 담장 아래 커다란 항아리 속에
넣어두었다.
이젠 2차 숙성이 끝날때까지 저어주거나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 홀가분하다.
맑고 달큰한 양파청을 조금 덜어두고
건더기가 아까워서 꼭 짜서 식품건조기에 말려보기로 했다.
날이 더운데 건조기까지 돌아가니 에효~!
바삭하게 건조시키려니 번거로워서 약간 쫀득한 상태에서
소분하여 지퍼백에 담아 김치냉장고 속으로 들여보냈다.
양념으로 이용해도 좋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