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온천욕으로 노곤했던지
거실에서 그대로 잠이 들었다가
새벽녘 정말이지 보석같은 크고 작은 별들이
하늘을 아름답고 신비스럽게 수놓은 멋진 광경을 목도했다.
지난번 인제의 자작나무숲을 보러 갔을때 목격했던 그 별빛보다
훠얼~~~씬 맑고 영롱하고 커다란 별들이
하늘에 쫘악~~!!
숨이 막힐듯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예전에 낙타를 타고 시내산에 오르던 그 새벽하늘의 무수한 별빛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이렇게 맑고 투명한 별빛은 말로 형언키 어려운 아름다움이었다.
오래오래 그 새벽하늘을 추억하게 될것같다.
날이 밝아 우리는 덕구온천 원탕에 이르는 계곡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쨍~~허니 매서운 추위에 단단히 옷을 껴입고 나섰음에도
계곡의 산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매서웠다.
어머나~~!!
마른 낙엽 사이로 이렇게 어여쁜 나비 한 마리가 그림처럼 붙어있었다.
미이라가 되었나봐.
엄동설한에 노랑나비라니...
덕구온천에 올때마다 이 계곡길을 걸었는데
호텔에서 묵고 새벽시간에 가이드와 함께 이곳을 찾았을때만해도
빙판에 미끄러워 꽤 힘들었는데
지금은 데크로드로 새롭게 정비되어 걷기에 편안하다.
가을쯤에 이곳 등산로를 따라 단풍을 즐기며 걸어보기로 했었는데
올 가을에는 가능하려나? ㅎㅎ
전에 이곳을 찾았을땐 한창 이곳에서 공사를 하느라
숲은 요란한 소리로 소란스러웠었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 아래 완만한 곡선을 그린 능선들이며
원탕에서 온천장까지 이어지는 파이프.
발 아래 계곡은 온천수 때문인지 꽁꽁 얼어붙진 않은듯...
저 아래로 떨어져 내리는 물줄기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하얀 꽃잎이 떨어지는듯...
이 계곡의 물빛은 참으로 신기한 빛이다.
마치 녹차를 우려낸듯...
4km되니 여기까지 절반을 걸었구나.
산모퉁이를 돌때마다 바람이 사정없이 몰아치다가도
따스한 햇살로 다시금 다정스레 언 볼을 녹여주기도 하고
중무장을 했음에도 손끝이 시리다.
그 사이 이렇게 쉼터도 새롭게 생겼넹.
나무와 인사를 나누고
다시 천천히 숲길을 걸었다.
살얼음 위로 낙엽들이 계곡의 바람소리에 맞추어 멋진 스케이트를 탄다.
빙그르르~~ 낙엽요정의 춤솜씨도 여간 아니다.ㅎㅎ
땀이 나서 갈증을 느낄때쯤
반가운 약수터가 우리를 반긴다.
이가 시리도록 차가울것 같지만
의외로 부드럽고 벌컥벌컥 마시기에 아주 그만이다.
드디어 원탕이다.
솟구쳐오르는 온천수에서 뿜어져나오는 하얀 김들로
주변이 안개에 휩싸인듯 신비롭다.
온천수가 뿜어져 나오면서 날씨가 추운탓에 바닥으로 떨어지기 무섭게
그대로 얼어붙어 아래는 완전 빙판이다.
바가지에 물을 받느라 옷으로 뿜어져 나온 온천수가
닦아내려는 순간 그대로 얼어붙어 ㅎㅎ얼음꽃 달린 옷이 되얏다.
족욕을 하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던 작년과는 달리
달랑 우리 둘 뿐인 이곳.
그래도 여기까지 걸었으니 발의 피로도 풀겸 족욕을 하고 돌아가야긋지?
영하의 날씨가 금세 물을 식혀버려서
생각보다 따뜻하지 않넹.
온천수가 나오는 지점에 요러고 앉아서 잠깐 족욕을 즐겨보기로 했다.
아잉~! 손시령~~!!
월요일엔 주변 청소 관계로 이곳 족욕탕도 관리를 안 한다넹.ㅠㅠ
물이 나오다 멈추다...
그래도 굳건허게 족욕을 하고 발걸음이 한층 가벼워져
서둘러 하산을 하기로 한다.
예전에 온천장까지 이르는 이 온천수 파이프에 귀를 귀울였더니
물 흐르는 소리가 졸졸졸 났었다.
중간중간에 혹여 막히거나 문제가 생기믄 어쩌나 했더니
이렇게 밸브가 설치되어 있더랑게.
온천수를 데우지 않고 그대로 쓰는 온천이 국내에는 이곳 덕구온천 한 곳이란다.
물이 매끄럽고 좋아 우리가 다녀본 국내의 온천들 중에서는
이곳이 단연 으뜸이다.
정말이지 아주 강추하고 싶은...
이제 바다를 만나러 동해안으로 달렸다.
우와~!!
죽변항에서 맛있는 물회를 먹을 계획이었는뎅
아이공~~어쩌나...
우리가 늘상 찾던 단골집이 사라지고
높은 건물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바람은 세차게 불고...
죽변항 어시장에서는 한창 대게경매로 떠들썩하다.
남대천에 새로 생긴 연어다리 조형물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몸을 가누기 어려울정도로 바람이 심해서인지
사람 그림자도 없다.
잠깐 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으려는데
바람을 타고 하수종말 처리장에서 나는듯한 냄새가...
에효~! 서둘러 다시 차에 오른다.
오늘은 바람이 거센 탓인지 파도가 대단하다.
바다 물빛도 어제와는 달리 검푸른 오리지널 동해안의 겨울바다 빛이다.
거대한 파도가 바람에 부서지며 물보라를 일으킨다.
몇해 계속 동해바다를 겨울에 찾았지만
너무나 파도가 잔잔해서 늘상 아쉬웠드랬는데
이번엔 아주 제대로 구경을 할 수 있게 되었당.ㅎㅎ
바람소리와 파도소리에 가슴이 뻐엉~~뚫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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