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548

당근 수확하기

가뭄에 타들어가던 꽃들이 어제 조금 내린 비로시들시들한 모습이 사라지고 생기가 있어 보인다.지난 봄에 파종한 당근을 수확했다.가뭄 때문인지 작년에 비해 너무 작아 보인다.그래도 이만큼이라도 자라준 게 고마워서작은 뿌리 하나도 우리에겐 소중하다.당근을 손질해서 씻었더니 이만큼이다.하지만 작년에 비하면 너무 초라한 모습이다.가뭄 속에서 이렇게나마 자라준 게 얼마나 기특한지소중히 여기며 솔로 뿌리 틈사이의 흙을 씻어내느라한참 걸려서야 끝이 났다.씻으면서 크기별로 따로 모아놓았다.중간 크기와 가장 작은 크기의 당근이 귀욤귀욤하다.하지만 맛은 너무 달큰하고 아삭아삭 맛있어서자꾸만 먹다 보니 배가 부를 지경이었다.미니당근은 버터에 볶아서 가니쉬로 이용하고중간 크기는 달랑 두 식구인 우리에겐아주 적당한 당근이다.큼직..

비야 비야 내려라.

24년 6월 27일 목요일오늘의 아침식사는 밥 대신 이렇게 간단하게 준비했다.어제 병원에 다녀오는 길에 드라이브를 했는데지난번 혈액검사 결과가 둘다 좋다니마음이 놓였는지 자꾸만 외식을 하자는 남푠.하지만 시간도 애매하고 딱히 먹고싶은 것도 없어서집으로 돌아왔는데남푠이 핫케익을 먹음 어떻겠냐며 일을 벌였다.한 봉지를 몽땅 반죽을 하는 바람에며칠 먹게 생겼다.다른 일 하는 동안에 프라이팬을 꺼내 핫케익을 굽는데워째 뒷모습이 수상쩍다.다가가서 보니 팬에 달라붙고 뒤집다가 망치고......아쿠야~! 내가 나서서 수습을 하겠다는데도본인이 하겠단다.양 조절 불 조절이 생각 처럼 쉽지 않았던지꼬리를 살짝 내리기에 다가갔더니 안 되겠다.결국 내가 나서서 샐러드마스타 사각팬을 꺼내옆에서 거들고서야 팬케익 사업이 끝이 났..

가뭄 끝에 단비가...

24년 6월 23일 주일새벽녘에 참으로 오래간만에 비가 내렸다.심한 가뭄으로 타들어가던 것들이 너무 안타까웠는데......흡족한 비는 아니지만 그래도 참으로 감사한 아침이다.아침은 빵식을 하잔다.지난겨울 자꾸 싹이나기 시작하던 감자와 당근을 잘라 볶은 다음 1회 용기에 담아 냉동시켜 둔 것을 꺼내야채수프를 만들기로 했다.양파도 썰어서 냉동실에 넣어둔 것을 넣었다.ㅎㅎ브로콜리도 냉동실에서 꺼내서 치킨스톡을 넣고 끓이다가미리 만들어서 용기에 담아 냉동시켜 뒀던 루를 한 조각 넣어끓이면 순식간에 야채수프를 만들 수 있어서 좋다.간만에 내리는 비라서아침을 정원이 보이는 거실에서 먹기로 했다.샐러드는 텃밭 유기농 채소와 토마토, 오렌지를 곁들이고직접 만든 리코타치즈를 올려드레싱을 휘리릭~! 남푠이 얼마 전에 만든..

새끼 고양이 빨간코

연일 가뭄과 무더위가 계속되어서꽃과 나무들도 힘겨워 보인다.화분에 물 주러 나왔다가귀가 오그라지는 줄~~ㅠㅠ실내에서는 단열이 잘 되어서 그런지 서늘해서그렇게 더운줄 몰랐었다.이 더위에 남푠은 밖에서 뭐 하나 찾으러 나섰더니코끼리마늘이 고깔모자를 벗어던지고이렇게나 훌쩍 자라 꽃을 피웠다.탱자울타리와 옆에 있는 목백일홍 나무와 견줄 만큼이나부쩍 올라와서 화사하다.자두가 주렁주렁~~!날마다 어찌나 열심히 따서 먹었던지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딸랑구 몫으로 남겨둔 대석자두에 하얗게 분이 올라단내가 폴폴나서 몇 알 남겨두고 땄다.내일 딸랑구 오면 들려 보내려고.다섯 마리의 새끼들 중에서남푠은 어미를 닮은 이 고양이를 젤 예뻐해서얼마전 부터 살짝살짝 사료를 주며 쓰다듬어 주곤 하더니 코가 빨갛다고 빨간코라고 불렀다...

백합꽃 향기 가득한 여름 정원

요즘 너무 가물어서 농작물들이 타들어가 걱정인데신통하게 백합이 우아한 꽃을 피웠다.유난히 향기로운 하얀 꽃으로내가 좋아하는 꽃치자와 백합꽃이 필 즈음이면하필 장마가 시작되어 온전히 즐기지 못해 아쉬웠던 적이 많았는데올해는 이렇게 예쁜 꽃을 맘껏 볼 수 있어서 좋다.엄동설한을 밖에서 보내야 했던 워터코인도귀여운 초록잎이 기름을 바른 것처럼윤기를 머금고 올라오고좁쌀 같은 꽃도 피어나는 중이다.작년 봄엔 새끼 고양이들이이 화분 속에 들어가 놀면서 뭉개는 바람에수난을 겪은 데다지난겨울 간이 온실에서 겨울을 나는 바람에냉해를 입어 소생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이렇게 쑥쑥 올라오기 시작한 해오라비사초.해오라비사초의 우아한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다.올해는 아예 새끼 고양이들이 데크 위로 범접 못하게신경을 많이 써서 이렇게..

24년 6월 20일 아침 식사

요즘 컨디션이 예전만 못하다.그동안 못했던 집안 일을 하다 보니아마도 내게는 무리가 된 모양이다.아침은 간단히 빵식으로 먹잔다.식빵을 구워 상추를 깔고알감자조림을 으깨서 마요네즈와 캐찹과머스터드를 넣어 올린 다음 오이를 길게 슬라이스 해서 넣고치즈를 올렸다.남푠이 Coffee를 내리는 사이에남푠 것도 뚝딱 만들었다.샐러드에 양배추 대신 넘쳐나는 청상추를 썰어 넣고파프라카와 자두, 토마토와 각종 건과일과직접 만든 리코타치즈를 올린 다음발사믹식초와 올리브오일, 블랙트러플오일과발사믹글레이즈로 휘리릭!자고 일어나  QT가 끝나면남푠은 정원에 나가 밤사이 지은 거미들의 무허가 건물인거미줄을 제거하는데요즘에는 정원의 나무에서 2층 난간까지아주 튼튼한 거미줄이 늘어가기 시작했다.끈끈한 거미줄로 잠자리채를 만들어방학숙..

오늘 하루도 감사 감사

이른 아침 남푠이 아침 준비하는 내게아무리 바빠도 빨리 나와 보란다.예뻐도 너~~~~무 예뻐서 혼자 보기 아깝다며이 장미꽃을 함께 즐기잔다.가뭄이 너무 심해서 요즘 꽃들도 시들시들 힘겨워 보이는데아침이슬을 먹고 이렇게 앙증맞게 사랑스런 꽃을 피웠으니얼마나 예쁘냔다.어제까지만 해도 작은 꽃봉오리였는데이렇게 예쁜 꽃을 피웠다.작약 위로 시든 장미꽃잎들이 우수수 떨어졌는데언뜻 보고 작약이 또 꽃을 피운 줄 알고 깜놀했다.ㅎㅎ이리 보고 저리 보면서 어여쁜 꽃을 마주하며감사로 하루를 시작한다.장미잎에 맺힌 이슬방울이 정말 보석처럼 아름답다.꽃과 눈을 맞추며 한참을 꽃놀이에 빠졌다.예뻐도 너무 예쁘다면서......오늘 뜻밖의 전화를 받고너무 반가워서 만나기로 했다.오래전 믿음의 벗들과 함께 하고 싶어집으로 초대했는..

오후 햇살의 꿀맛 같은 자두

내가 좋아하는 대석자두를 매일 이렇게 따서 먹는다.요즘 자두나무에 달린 열매가발그레하게 익어가는 모습만 봐도군침이 돈다.작년보다 엄청 많이 열린 게남푠의 정성 덕분이다.이른 봄 자두나무 꽃이 피기 전에약을 하고 아주 쬐끄맣게 열매가 달리기 시작했을 때살짝 약을 한 후로는 자두가 이렇게 커가면서 발그레하게 익기까지이 자두나무의 파수꾼 역할을 한 덕분에작년 보다 몇 곱절 열매도 많이 열리고알도 제법 굵어져서 보기에도 탐스럽고 예쁘다.더러는 벌레 먹은 열매도 있지만온전하게 잘 자라주어 얼마나 신나게 즐기는지 모른다.익은 자두를 따서 오후 햇살 드는 창가에 이렇게 두고오며 가며 하나씩 먹는 맛이 얼마나 좋은지...내가 좋아하는 자두에 쏟은 남푠의 정성을 알기에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요즘 날마다 자두로 호사를 누..

신기한 감자

소중한 감자 수확이른 봄에 자꾸만 싹이 나는 감자를텃밭 한 켠에 대충 심어봤다던데주인인 아스파라가스 보다 감자들이 점점 무성해져서 뽑았더니이렇게 감자가 주렁주렁 달렸다.그런데 넘 신기한 게분명히 뿌리쪽에는 감자가 달렸는데줄기에는 이렇게 토마토처럼 생긴 것이......뿌리에는 영양분을 다 내어주고 속 빈 강정 같은껍데기만 남은 감자를 따라햇감자들이 주렁주렁 달려 뽑혀져 나왔다.참 이상한 일이다.어떻게 뿌리에는 감자가 열리고줄기에는 토마토가 열렸는지......제법 꼭지까지 선명하게 생겼다.유기농으로 자라다 보니 18점 무당벌레들의 극성에잎이 갉아먹은 흔적들로수난을 겪고 있어서 무당벌레를 손으로 퇴치하기엔역부족이라서 모두 뽑기로 했다가이런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신기하기도 하고 참 알 수 없는 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