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뜨락에 허브들이 한창이다.
오늘은 민트의 꽃과 잎을 수확해서
이렇게 말리는 중.
작년에 말려서 걸어두었던것 대신
올해 수확한 것들로 죄다 바꿔야징...
페퍼민트, 스피아민트, 애플민트, 쵸코민트, 오데코롱민트...
꽃과 잎들을 자르고 다듬어서 손질하는 내내
향기로운 허브향이 어찌나 좋던지...
요거 손질하는 동안 냥이들이 함께 놀아달라고
계속 머리를 들이밀고 비비적대는 관계루다
시간이 좀 걸렸다.ㅎㅎ
첫 번째 파종에 실패한 뒤
두 번째 파종해서 뒤늦게서야 싹이 나기 시작했던 바질이
드디어 어여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레이스 치마 처럼 층층으로 어여삐 피어날 바질꽃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노라니 향기에 취해...ㅎㅎ
여린 바질잎을 좀 수확해서 샐러드에 넣어 먹으려고
쪼그리고 앉았는데
히잉~!!
보리지꽃이 바질잎에 요러구 있네.
누가 보믄 바질꽃이 왜 보랏빛인가 하긋당.ㅋㅋ
원래는 이 구역이 바질밭인데
보리지가 맹렬히 세를 과시하는 바람에
아직은 바질이 쥔노릇을 못허고 있다.
보리지의 큼지막헌 잎이 아무래도 유리하겠지?
바질밭 한 구석에 세 들어 살던 핫립세이지도
열심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이고
바질이 지각하는 사이에 체리세이지도 키를 훌쩍 키웠다.
손님이 찾아와 체리세이지는 손님맞이에 여념이 없다.
녀석...핫립세이지 보다 체리세이지가 더 맘에 든 모양이지?
연보라 꽃이 사랑스런 민트로 작은 꽃다발을 만들었다.
향기로운 꽃다발로 기분이 상쾌하다.
라벤다 꽃을 조금 잘라왔는데
드라이 안개꽃의 화사함에 좀 밀리는듯 하지만
향기로는 견줄 수 없징...
울딸랑구 수레국화 꽃 속에 파묻혀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딸랑구 한테도 허브 꽃다발을 만들어서 보내주고 싶다.
어릴적 수레국화 꽃밭에서 '나 찾아봐라' 놀이를 하던 그 뜨락에
지금은 갖가지 허브들이 자라고 있다.
올해 수레국화도 씨를 뿌렸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실패로 돌아가 무척 아쉬웠다.
꽃 뿐만 아니라 잎줄기도 이렇게 가지런히 묶어서 걸어두면
향기롭고 좋다.
울딸랑구 방 문에 지난 가을 걸어두었던 마른 가지들을 걷어내고
향기론 허브로 바꿔 장식해줘야겠다.
문을 여닫을때마다 허브향이 코 끝을 간지럽히게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