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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꿈낭구 2020. 1. 30. 03:30


오래간만에 시골집에 갔더니만

뒷뜰 양지바른 텃밭에 봄까치풀이 꽃을 피웠네요.

달팽이 빈 껍질을 침대삼아...ㅋㅋ

어린 잎과 줄기에 솜털이 보송보송 난게

아주 귀여워요.

꽃을 보다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니

꽃가루들이 꽃잎에 여기저기 묻어있는게

이 계절에도 성급한 손님들이 있나 봅니다.

시금치가 납작허니 자라고 있는데

좀 더 자라게 두려고요.

실은 오늘 이 새싹보리를 수확할까 하고 갔었는데

아무래도 추운 계절이라 이제서야 이만큼 자랐네요.

지난번에 수확한 뒤로 그다지 많이 자라지 않았어요.

울아파트 베란다에서 수경으로 재배한 새싹보리는

이렇게나 이쁘게 자랐는데 말이죠.

실내에서 자란 새싹보리 보다

지난번에 울시골집 텃밭에서 자란 새싹보리가

훨씬 빛깔도 푸르고 싱싱했었는데...

기왕 이렇게 잘라서 분말로 만들기 위해

건조기를 돌리려는데 한꺼번에 많은 양을 하려고

보리수확을 하러 왔는데 아쉽네요.

히야신스가 이제는 꽃대를 올리려고

기지개를 켜고 있네요.

아직 1월인데 히야신스들이 이렇게 성급하게 올라와서 어전다죠?

냥이들이 우리의 기척을 듣고

반색하며 달려나와 야옹거립니다.

자주 못가니까 사료라도 실컷 먹이려구요.

냥1이와 냥3이 모녀가 사이좋게 식사중입니다.

맛나게 먹고 나서는

가장 경계심 많던 냥3이가 장난끼 가득헌 눈빛으로

제게 다가와서는 좌로 굴러 우로 구르며

놀아달라고 아양을 엄청 떨었어요.

맨 먼저 달려나와 이미 식사를 마친 냥2는

배가 부른지 졸음에 겨운듯...

냥1이의 곱고 윤기나던 털에도 흰털이 났네요.

사람이 흰머리가 나듯

얘들도 늙으며 흰털이 나나봐요.

얘가 울집을 자기 영역으로 삼은지 벌써 4년째니까

야생의 냥이 치고는 나이 든거 아닐까요?

처음부터 사람을 잘 따르기에 이웃에서 키우는 냥이인줄 알았었지요.

엄청 비비대믄서 애교를 떨던 냥1이가

새끼 두 마리를 물고 담을 훌쩍 넘어오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냥2와 냥3이는 뚱냥이들이 되어서 두리뭉실...ㅎㅎ

그런데 잔디밭 여기저기에 쥐를 잡아다 쪼르르~펼쳐두었더라고요.

깜짝 놀라서 비명을 지르고 도망을 쳤는데

냥이에 대해서 제법 관심이 많은 울딸랑구 얘기로는

냥이들이 뇌물(?)로 이렇게 차려놓고 주인을 기다린거라는데

그렇게 반응하면 안 되는 거였나봐요.ㅠㅠㅠ

매일 갈 수는 없으니 신선한 물을 마련해주고

배불리 사료를 먹이고 돌아오려는데

냥이들 세 마리가 하염없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네요.

돌아오는 길에

자꾸만 냥이들이 눈에 밟히더이다.

올겨울 춥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싶어요.

포근한 봄이 되면 자주 만날 수 있을테니

그때까지 마을에서 잘 지냈으면 좋겠네요.

아~~~~너무나 놀라운 소식.

1월인데 담장 옆 돌 위에 비야미가 출몰했다고...

죽은게 아니고 살아있었다는데

제주도에서의 뱀소동으로 도망치다 사고가 나서

여태껏 고생을 하는 저로서는

자다가도 가위눌리게 무섭고 두려운 소식이었어요.

전원생활은 다 좋은데

이런 변수가 있어서 아직도 귀촌을 꿈만 꾸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어요.

그나저나 기상이변이 정말 심각한 수준이긴 한가 봅니다.

철모르는 꽃들이며 생물들을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