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모종심기

꿈낭구 2021. 4. 24. 12:34

2021년 4월 23일 금요일

아침 일찍 은행 볼일도 볼겸

영화 '내일의 기억' 조조로 보러 나갔다가

시장에 들려서 모종을 사서 귀가했다.

지난번에 사다 심은 채소 씨앗들이 신통치 않아서

포트에 파종을 하기로 했다.

냥이들이 이게 뭔 놀이인줄 아나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곁에 쪼그리고 앉아있다.ㅎㅎ

냥이들이 좋아한다는 귀리를 좀 심어볼까?

앞발을 접어넣고 아주 편안한 자세로 

쥔아자씨의 영농사업을 지켜보고 있는 냥3이.

올해엔 울 세 식구 먹을만큼만 심기로 해서

이번에 사온 모종값이 12,000원.

일반고추와 꽈리고추와 오이고추를 샀는데

실패하지 말아얄텐데...

심을것은 많은데 텃밭이 점점 줄어들어서

고민인 모양.

시금치 밭에 모란과 작약이 자라고 있어서

텃밭 겸 꽃밭이 되었다.

자두나무가 자라면 그늘이 져서 

그마저도 어려울듯 싶은데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잠시 창고에 걸터앉아 쉬려는데

바닥 데크 틈사이로 뾰족허니 올라온 취나물이...

세상에나...어떻게든 살아보긋다고

그 작은 틈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게 안쓰러워서

뽑아다 옮겨심어주려는데 뿌리는 뽑히지 않고 줄기가 잘려졌다.

그러게 아무리 겨울이라지만 

취나물과 삼채와 참나물이 자라고 있던 구역에

창고를 지을게 뭐람!

삽으로 좀 떠놓고라도 했어야지...

이것들도 목숨인데 못할짓을 한것 같아서

영 마음이 편치 않아서 손을 바닥 밑으로 집어넣어

몇 포기쯤은 가까스로 옮겨 심었는데

이 아이들은 어떻게 손을 쓸 수 없는 형편이다.

삐죽 올라온 취나물을 잘라서 반찬으로 먹어얄듯.

그 사이 다시 해가 반짝 났다.

모종을 심기에는 적당한 날씨인가?

시금치와 근대와 한 켠으로 무성하게 자라는 갓과 방풍나물

그리고 쪽파가 여물어가는 중이다.

지난번에 사다 심은 잎깻잎이 제법 똘방지게 자라고 있다.

원래 이 자리에 청주오이를 심을 계획이었는뎅.

조금 있으면 대파와 쪽파와 시금치를 뽑아내게 될 터이니

군데군데 래디시와 비트 씨앗도 뿌려보잔다.

목화도 심어야하고 땅콩도 심어얀디...

잘린 배나무에서 새잎이 이렇게 돋아나는걸 보고는

그냥 두자고 한다.

배나무와 소나무류는 상극이라서

배나무 꽃이 지고나서 배가 열리기 시작하면서부터

배나무 잎에 병이 생겨 너무 볼썽사나워서 잘라냈던 건데...

그냥 두고 꽃이라도 즐기기로 했다.

아스파라가스 구역 한 켠에 샐러리를 심었다.

모종만으로는 어떤 고추인지 잘 분간하기 어려운

어설픈 농부(?)라서 모종에 이름표를 붙여서 데려왔어얀디...

심고 일단 물을 흠뻑 주고 잘 자라기를 기대한다.ㅎㅎ

아삭이고추도 좀 사올걸 그랬나?

지난주에 사다 심은 양배추와 케일은

이제 제법 적응을 한 듯.

브로콜리도 사다 심을것을...

요즘 배추흰나비가 날아드니

조만간 한냉사를 씌워줘얄것 같다.

대추방울토마토와 흑토마토 모종을 샀는데

빨강 2개, 노랑이 2개씩 널찍한 공간을 확보해서 심다보니

흑토마토는 다른 구역에 심어얄듯.

결국 쑥갓 구역에 흑토마토가 세들어 살게 되었다.

가지는 모종 두 개에 하나는 서비스로 얻어

총 세 개를 심었다.

얼추 초기 영농계획 대로 심어진듯 한데

앞으로도 심어야할 것들이 많은데 어디다 심지?

무우밭에 지난가을 남겨뒀던 무녀리 무우가

꽃이 피어서 텃밭이 화사했는데

모종을 심어야해서 결국 뽑아내야만 했다.

아까운 마음에 잎과 꽃들을 잘라서

이렇게 즐기기로 했다.

주방 창가에 이렇게 놓으니 이쁘당.

똘방진 잎은 겉절이용으로 따로 씻어놓고

적당히 핀 꽃망울들은 샐러드용으로 따로 잘라두고

화사하게 핀 줄기만 잘라서 이렇게 꽂아두니

근사하다.

여기에도 놓아보고

이리 보고 저리 보면서 꽃놀이를 즐겼다.

연보라빛 은은한 꽃이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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