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은 빗줄기가 한바탕 쏟아졌어요.
여름날의 이런 기습적인 소나기는
당혹스럽기 짝이 없지요.
바람까지 휘몰아쳐서 비치파라솔도 접어둬야 하고
옥상의 빨래도 걷어야는데
채반에 널어 말리던 고추랑
거의 다 말라가던 아로니아도
사과말랭이도 비상사태 아닝게뵤?
일사불난하게 위 아래로 둘이서 뛰어다니며
비설거지 허느라 허둥지둥...
한껏 만개한 상사화가 비에 흠뻑 젖었네요.
다가가서 눈을 맞추니 은은한 꽃향기가 매혹적입니다.
회생을 할 수 있을지 몰라서 새로 사다가 심은 나무도
키가 훌쩍 자랐네요.
울집 냥이들의 소행이 분명했던
황금회화나무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도록
안전장치를 해두었는데
다행히도 이렇게나 성큼 자랐네요.
이제 마음을 놓아도 될것 같아요.
루드베키아가 떠날 준비를 합니다.
씨앗이 여물어가며 꽃잎이 땅을 향한 모습이
망토를 둘러쓴 인디언 모습 같아서
이대로 두고 하루하루 늘어가는
인디언 모습을 세고 있어요.ㅎㅎ
올봄에 꽤 비싼 돈을 들여서 데려온 해오라비사초가
우리집에 와서 몸집이 많이 불어났어요.
좀더 널찍한 자배기 같은 곳에 옮겨 심어서
맘껏 자랄 수 있도록 해줘얄것 같아요.
가녀린 꽃줄기가 바람에 한들한들하는 모양이 어찌나 이쁜지 몰러요.
나의 사랑 까마중.
눈으로 보는것만도 행복해지는 먹거리입니다.
어느새 해가 쨍~~!
언제 비가 쏟아졌나 하게 함초롬한 장미.
맨드라미의 수없이 많은 씨방이 점점 통통해지고 있어요.
좀더 즐긴 후에 꽃차를 만들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