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드셨나요?
요즘 제가 보고 있는 책 중에서
재미있는 그림 한 점 소개해 드립니다.
피테르 브뢰헬 1세 <게으름뱅이 천국>
* *식탐* *
세 남자가 배가 터지도록 음식을 먹은 후 식곤증으로
땅바닥에 드러누웠어요.
긴 창과 쇠 장갑 한 짝을 내팽개치고 잠든 빨간 옷의 남자는 기사,
타작 도리깨를 깔고 곯아떨어진 남자는 농부,
담비 털옷을 입은 채 벌렁 누워 헉헉대는 남자는 학자입니다.
남자들의 주변에는 음식이 널려 있어요.
나무에 설치된 식탁에는 그들이 먹다 남긴 음식이,
화면 횐쪽 헛간 지붕에는 호두 케이크와 파이가 가득합니다.
화면 오른쪽에서 한 남자가 메밀 죽 구덩이 속으로 머리를
들이밀고 국자로 게걸스럽게 죽을 퍼먹고 있습니다.
통돼지는 식칼을 등에 꽂은 채 달려가고,
팬케이크는 선인장처럼 자랍니다.
한편 나무 울타리는 통통한 소시지이고
멀리 보이는 바다는 우유입니다.
16 세기 네덜란드 화가 브뢰헬은 식탐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그림을 통해 꼬집고 있습니다.
(아침 미술관/이명옥 저서 중에서 부분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