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가득 품은 산당화
수선화와 튤립의 구역인데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
여기 저기에서 뾰족허니 고개를 내밀고 있어요.
아쿠야~!!
그 곁에 있는 히야신스 구역은
삐용이의 화장실이 되었네요.
히야신스의 기지개 켜는 소리 들어보세요.
아직 앙다문 잎 사이로
바깥 세상이 궁금한가 봅니다.
해마다 구근을 새로 사다가 심어서
이곳을 히야신스 구역으로 정했거든요.
그런데 말썽꾸러기 삐용이 때문에 비상이 걸렸어요.
이젠 삐용이가 새끼 냥이의 시대를 지나
사춘기 쯤의 시대가 아닌가 싶게
성큼 자라서 그 넓죽헌 발에 이 새싹이 밟혔다가는...
이미 이렇게 피해가 속출해서
더는 안 되겠어서 남푠한테 삐용이의 화장실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어요.
뭐라고 잔소리를 좀 했더니
시종 모르쇠로 일관하며 이러구 시치미를 뚜욱~!
"아 글쎄...나는 모른다구요.
왜 괜히 나만 갖구 뭐라 그래요?"
"잘못해쪄용. 너무 뭐라 그러지 마세요."
장난감 3종 세트를 가져다 줘도
울 삐용이가 맘이 상했나봐요.ㅋㅋ
직박구리야~!
너 내맘 알아?
나도 너 처럼 날아오를 수 있다면 좋겠다.
나 왕 삐졌어요.
자꾸 슬퍼질라 그래요.
정말요?
삐용이 전용 화장실을 만들어 주신다구여?
그렇담 사냥놀이 하러 갈래요.
히야신스와 수선화, 튤립을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조처를 이렇게 취했대여.
어잉?? 그럼 내 화장실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