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다녀오는 길에
아파트 앞에서 트럭에 잔뜩 실린 단감과 대봉시를 보고
감을 사 왔다.
올해 울집 감나무 세 그루에 감이 한 개도 열리지 않았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그렇단다.
그래도 그렇지 어쩜 감 한 개도 달리지 않은 모습을 보며
감나무를 잘라낼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보니
헐~! 이게 뭐람.
어처구니가 없었다.
개봉된 상자의 대봉시와는 판이하게 다른 비주얼에
속이 상했다.
세상에 이런 감은 처음이다.
올해 잦은 비로 수확량이 감소해
감이 비싸다고는 하지만
속상하고 화가 났다.
그래도 맛만 좋으면 모양이 좀 이렇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무르면 하나씩 꺼내다 먹을 텐데
맛이 좋아서 이 속상함을 떨칠 수 있기를 기대해 보기로 했다.
유기농 감귤을 주문했는데
제주도에서 여기까지 무사히 배송되어
일단 맛보장 감귤을 씻어서 맛을 보기로 했다.
해마다 이 감귤을 주문해서 먹는데
맛은 물론이거니와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어서 단골이 되었다.
수세미로 문질러서 씻은 얼굴이 이 정도. ㅎㅎ
맛은 정말 기가 막히게 맛있다.
대봉시와 단감 때문에 황당했던 마음이
이럴 수가~!
스르르~~ 사그라드는 아주아주 훌륭한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