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고 싶은 글들

이런 서랍을 원합니다.

꿈낭구 2011. 3. 20. 21:55

**이런 서랍을 원합니다.

어떤 흐느낌도 잠재울 수 있는 포근한 목소리 같은 서랍을 원합니다.

요리를 잘 해서 배고픈 사람은 물론이고

마음이 헐벗은 사람들마저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그런 서랍을 원합니다.

닫힌 마음도 거침없이 열 수 있는 따뜻한 손길 같은 서랍을 원합니다.

크고 작은 서랍들을 가진 4단 또는 5단 서랍장처럼

크고 작은 재능을 담아둔 서랍을 많이 가진 사람은 참 부러운 사람이지요.

공부도 잘 하고 그림도 잘 그리고 성격까지도 좋은.

무엇하나 변변하게 해내는 게 없는 사람도 있어 신은 불공평 합니다.

누군가의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그치게 할 수 있는

손수건 같은 서랍을 원합니다.

지쳐 쓰러진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굳센 팔뚝 같은 서랍을 원합니다.

노래를 잘 하는 재능을 담은 서랍보다는

타인의 상처를 잘 꿰매줄 수 있는 바늘 같은 서랍을 원합니다.

신이 주시지 않는다면 제 스스로 톱을 들고 나무를 자르겠습니다.

망치와 못으로 나무들을 이어 붙여서 아름다운 서랍을 만들겠습니다.

서랍이 많은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재능이 아니라 노력으로 만들어진 서랍이 좀 더 많은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신이 준 열쇠를 부주의하게  잃어버려

더 이상 '신의 서랍'을 열 수 없게 되었다 할지라도

스스로 만든 서랍을 하나씩 늘려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하나님. 눈물이 날 때 하나님께 어떻게 하면 이 눈물을 그칠 수 있느냐고

물어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언젠가 아이를 위해서 적어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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