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겉절이

꼬숩기 한량읎는 배추겉절이

꿈낭구 2014. 10. 10. 10:05

 

은행에 댕겨오다가 생각지도 않은 배추를 사게 되얏쓰요.

ㅎㅎ그랴서 느닷읎는 김치를 담그게 되얏는디

요것이 워찌케나 꼬숩고 맛나던지요...

 

재료 : 알배기배추(달아보지 못혀서 정확헌 분량은 몰긋쓔),새우젓2/1C,다진 마늘3T,다진 생강 반 쪽,

고춧가루3C,멸치액젓과 까나리액젓2/1C,김치죽1C,배2/1개, 사과2/1개,대파2개

부추30g,양파2/1개, 통깨,소금

 

 

은행에서 나오자마자 노점상 앞에 놓인 요것에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가더이다.

이를 놓치지 않는 매의 눈을 가진 아줌니께서

찰진 목소리로 저를 붙들고는 싸게 줄팅게로 사가라공...

츰에는 쌈이나 한 끼 싸먹을라고 조금만 살 생각이었는디

아줌니...이런 지맴을 도통 무시허고

큰 시푸렁봉다리여다가 몽조리 쏟아부으시고는

파도 특별싸비수루다가 넣어줄팅게로

암쏘리 말고 짐치를 담그기만 허래여.

월매나 꼬순지 잡솨만 보라믄서...

그리하야 고들빼기 두 단에 요 배추꺼정 들고서

집으로 돌아오는디 보기보담 상당히 무거워서 월매나 낑낑댔는지

오는 동안 내내 월매나 후회를 혔는지 몰러요.

아파트 관리실 앞에서 때마침 만난 아파트 회장님이

경비아자씨 작업허시는 손수레여다가 싣더니만 그걸 밀고 가라능규.ㅋㅋ

언제 그런걸 밀어봤어야죵.

그냥 들고 가긋다...뭐허러 무겁게 들고 가믄서 고상을 사서 헐라냐...

실랑이를 벌이는디 경비아자씨께서 끌어다 주신대여.

에구머니낭...그럴순 읎쥬.

얼떨결에 손수레를 밀고 울집꺼정 오는디 외발수레가 아닌

양발수레라서 운전허기가 수월혀서 다행이었쓔.ㅋㅋ

지 생전에 츰으로 새론 경험을 혀봤쓰요.

끌고 오는 도중 마침 딸랑구의 아침인사를 받게 되얏는디

여차저차혀서 시방 길게 통화를 헐 수 읎응게로 집에 돌아가서 다시 통화허쟀등만

울딸랑구 엄마의 황당시런 상황을 상상허믄서 재밌어죽갔다공 낄낄댔쓰요.

 

 

 

암튼 그 덕분에 수월허니 들고 올라왔구먼요.

그랴서 요렇게 요만큼은 쌈도 싸먹고 전골에도 넣을 생각으로 따로 남겨두고

 

 

나머지는 신속허니 간을 절여서 요렇게 씻어 건져두었지요.

요런걸 알배기배추라고 허능건가...

암튼 절여진 배춧잎을 조금 뜯어묵어봉게로

워미~~! 뭔 배추가 요로코롬 꼬숩다요잉?

 

 

후다닥 김치죽을 쑤고 배랑 사과랑 새우젓도 갈고

 

 

배추 위에다가 덤으로 수북허니 얹어준 파도 썰고 양파랑 부추도 썰고...

기냥 일사천리루다가 척척 진행중입네당.

 

 

문제는 고춧가룬디...

동무네 유기농 고춧가루는 씨꺼정 넣고 빻은거라서 때깔이 좀 덜 헐것 같어서

후다닥 마트로 달려가서 햇고춧가루 한 봉지를 사다가 섞어서 담그려구요.

 

 

이번에는 까나리액젓과 멸치액젓도 조금 섞어서 담가보려구요.

 

 

배추는 쬐끄매도 요게 생각보다 양념이 많이 들어가네여.

양념이 남지 않을랑가 혔등만

오히려 간당간당허니 겨우 맞췄당게여.

 

 

다음주에 울언니들 가을나들이로 울집에 놀러온단디

요걸루다 주름을 잡어볼 심산여라.ㅎㅎ

울언니들 틀림읎이 '어쭈구리~~!!' 허믄서 놀랄것이구먼요.ㅎㅎ

 

 

우리가 우선 먹을거는 요렇게 겉절이로 따로 담갔지요.

 

식구도 읎는디 이케 많은걸 어쩌나허고 난감해허던 지헌티

배추장수 아줌니 화통헌 목소리루다가

'아이고~! 이 배추가 월매나 꼬소롬허니 맛난것인지 알기나 혀?

여러소리 말고 갖고가서 담어만 부와.

두고두고 내말 험서 먹을것잉게...'그러시더니

아닌게 아니라 간 한 번 봐달라고 울신랑을 호출혔등만

무슨 배추가 요렇게도 꼬숩다냠서 자꾸자꾸 집어듭니당.

꼬숩기가 한량읎는 증말이지 겁나게 맛난 배추겉절이로

간만에 목으다가 심을 팡팡 주게 되얏구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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