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눈바탕서 뛰어 놀다가

꿈낭구 2018. 1. 10. 22:30


2018년 1월 10일 수요일

오후에 요양병원 원예치료 수업하러 가는디 눈발이 날리기 시작허더니만

와우~! 수업 끝나고 나와보니

본격적으로 눈이 내리기 시작헌다.

근처 수변공원을 걍 지나칠 수 없어서

동행했던 샘이랑 곧바로 집으로 향허지 않고 중간치기를 허기로...

지난 겨울 언젠가도 눈이 내려서

그날따라 마침 함께 동행했던 샘들이랑

이곳 수변공원을 강아지 맹키로 눈을 맞으며 뛰어댕겼드랬는디...

ㅎㅎ누군가가 만들어놓은 눈사람이 눈을 맞고 실명을 혀부렀넹.

고요헌 숲속에 우리의 환호성이 메아리치고

눈발은 점점 굵어지니 더 쌓이기 전에 돌아가얄틴디

워찌케 이 멋진 풍경을 뒤로허고 갈 수 있당가...

시린 손을 호호 불믄서 순간을 저장허고

우리도 곧 눈사람이 되게 생겼당.

나무들도 순식간에 이렇게 멋진 눈꽃을 피웠는디...

멋진 풍경 앞에서는 뭐니뭐니혀두

함께 나눌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오르기 마련.

어릴적엔 하늘을 향해 혀를 내어밀고 눈도 먹었었는딩.


ㅎㅎ눈이 점점 쌓이기 시작하더니 발목꺼정 올라와

마침 비닐봉지가 있어서 이렇게 수습을 허고 열심히 눈바탕서 뛰어 놀았다.

저 아래 연못까지 뛰어가볼까?

저마다 어여쁜 눈꽃들을 피워내고

우리들의 발자취도 눈 속에 파묻히고

이제는 돌아가얀디 자꾸만 여기 붙잡혀서

오늘은 야떨도 이렇게 목화솜을 덮고

위로 주렁주렁 매달린 씨앗주머니도 넘 귀엽고 이쁘당.

ㅎㅎ이 싸나이는 뉘신쥬?

아무도 읎는 이곳에서

맘껏 웃고 뛰어 댕기고 감탄사를 날리고

그 덕분에 오늘 30분이믄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거리를

무려 3시간 허고도 40분을 도로위에서 붙잡혀있었다.

엉금엉금 미끄러운 도로위에서 진땀을 흘렸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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