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베란다에 걸어둔 지드란헌 비닐봉다리가
다시마라고 여태 확신허고 있었는디
아유~참~~!!
다시마가 아니라 미역이었지 뭐야요.
잘라진 소포장 미역이 두 봉지나 있는데다
산모용 미역이 울집에 있을턱이 읎는디
이게 뭔일이래여잉?
분명히 이런 미역을 산 기억이 읎는디...
다시마를 지난 봄에 사천항에서 멸치 사믄서 샀던 기억이 나는디
아무래도 잘못 가져온게 아닌가 싶네요.
그첨저첨 어차피 시작헌거라서 식품저장고를 뒤적이다가
황태포를 끄집어냈쓰요.
황태채가 달랑달랑 혔거든요.
그랴서 아침부터 황태 다섯 마리를 손질해서 용도별로 나누고
황태채를 만들다가 황태조림이 생각나서 도톰헌 부분을 네모나게 잘라서
조림을 만들었어요.
황태를 한입 크기로 잘라서 물에 헹군 다음
냄비에 물을 담고 황태를 살짝 담갔어요.
황태를 부드럽게 만들믄서 꿩묵고 알묵공...ㅎㅎ
노랗게 우러난 국물에 멸치 조금 넣고 콩나물을 넣어
아침에 콩나물국밥을 만들어 먹었거덩요.
살짝 적셔진 황태를 꼬옥 짜서 녹말가루를 살짝 묻혀서
기름에 노릇노릇허게 튀겼어요.
고추장과 올리고당, 다진 마늘, 생강즙을 넣고
조림장을 바글바글 끓이다가
튀겨놓은 황태를 넣고 뒤적뒤적~~!
참 쉽죠잉?
황태 껍질 벗겨서 손질만 혀놓으믄
이쯤이야 일두 아니쥬.
양념이 고루 묻은 황태에 참기름 살짝 넣어주고
흑임자와 통깨를 솔솔 뿌려주믄 끝이지요.
딸랑구 밑반찬으로 작은 통에 꾹꾹 눌러담고
남푠 몫으루다 한 보시기 요렇게 따로 남겨뒀는디
딸랑구 찬통의 황태조림이 식기를 기다리는 동안 뚜껑을 열어두었더니
꾹꾹 눌러 담은게 봉긋허니 위로 올라왔던 모냥여라.
맛난 냄새를 맡구서뤼
오며가며 글씨...딸랑구꺼 황태조림을 자꼬만 드시능규.
지난번 수수부꾸미 건도 있고혀서
차마 말도 못허공...
이번에 휴가 가믄 황태 몽땅 사다가 많이 많이 해드리긋다고...
ㅋㅋ그제서야 눈치를 챈것 같으요.
직장에서 퇴근하고 돌아와서 요즘같은 더위에
저녁 준비하는게 힘들어서인지
생식이나 쥬스로 대충 끼니를 때우는것 같아 마음이 쓰입니다.
엄마 마음은 아이가 좋아허는 반찬 몇 가지라도
휴가 가는길에 만들어다 멕이고 싶어서
오이소박이랑 깻잎김치도 담그고 자꾸만 마음이 바빴구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