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시골 오일장터 귀경

꿈낭구 2019. 2. 10. 18:36


주말이라 산에 갈까 허는 모양이던데

오늘이 장 담그기 전에 메주를 사러 시골 오일장 장터 귀경을 허믄 어찌긋냐공...

검색을 해보니 진안과 남원에서 오일장이 선다요.

진안에서 재작년에 메주를 사다가 장을 담가서 맛나게 먹어서

진안으로 가서 메주부터 사고

고원길을 걸어보믄 즣긋다고 출발을 혔는디

갑자기 한 번도 못가본 남원장터가 궁금해져서

남원으로 목적지를 바꿨쓰요.

바람이 차가워서 그런지 장터가 워째 썰렁헙니다.

허지만 장터귀경을 언제나 흥미로워요.

못보던 물건들도 볼 수 있고

사람 사는 냄새가 폴폴 나는 정겨운 풍경들이 좋아서

우리는 장터귀경허기를 즐깁니다.

요것은 쓰임새가 무엇인고~~

저것은 또 뭣이당가? ㅎㅎㅎ

일단 시장속으로 들어가봅니다.

어? 저 무쇠가마솥~~!!

뺀질뺀질 윤나는 가마솥이 갖고 싶더라는...

괜시리 3중 스텐레스 솥단지를 사놓고

닦을 일이 꺽정시러워서 여태 개시도 몬혔는디...

일단 화덕부터 확보를 혀야 떼를 써보든지 헐것 아녀라잉?ㅋㅋ

추운 날씨에도 할머니들께서 이른 아침부터 이고지고 장터로 나오셨을텐데...

메주가 드댜 나타났쓰요.

장터를 돌아보다가

할머니께서 직접 만드셔서 띄우셨다는

거의 한 뎅이에 2kg 가까이 되는 메주를 네 뎅이나 샀어요.

콤콤헌 메주냄새가 어릴적 겨우내 방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어서

겨울의 풍경 하나를 만들던 추억을 떠오르게 헝만유.

예향의 고장 답게 장구를 비롯헌 국악기들도 장터의 명물잉게벼라.

날씨가 추워서인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서

구경하며 지나가는것도 송구스럽구만요.

집에서 담근 비들이 단무지를 보니

옛날 어린시절 도시락 반찬 생각이 나서 하나 샀구먼요.

검은콩으로 집에서 직접 길러갖고 나오신 할머니께서

콩나물도 좀 사가라십니다.

콩나물이 너무 긴것이 아마도 설명절때를 맞춰서 기르신것 같네여.

콩나물도 얼떨결에 샀어요.

이것저것 사들고 돌아오는 길에

다슬기수제비를 먹고 가자공...

시원허믄서도 칼칼헌것이 맛있는 다슬기수제비입니다.

조개젓무침과 김무침을 번갈아감서 놓아

한 수저씩 먹음 얼마나 맛나고 좋은지 몰러요.

이상하게도 우리가 어딜만 가믄

한가롭던 곳이 사람들로 북적인당게여.

이날도 역시 우리의 뒤를 따라

때가 아닌데도 불구허고 손님들이 들이닥치십니당.

그 중에 먼저 가신 손님 한 분이 신발을 바꿔신고 가시는 바람에

식사 마치고 돌아가려던 손님께서 난감헌 상황이 되어 소란스럽다가

이미 한참을 가시다가 그제서야 바꿔신고 가신 주인공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교통정리가 되는 헤프닝도 있었구요.ㅋㅋㅋ

일단 시골집으로 메주를 가져다 둬얄것 같아서

시골집으로 갔는데

항아리의 크기가 애매합니다.

우리것은 재작년에 메주 세 덩이를 가지고 장을 담갔드랬는디

아무래도 좀 작지 않을랑가 싶네요.

울엄마표 항아리를 옮겨다놓고 크기를 비교허니

높이는 약간 높은디 둘레가 너부데데~~혀서

아무래도 그게 적당허지 않을랑가 싶구만요.

일단 사들고 온 메주를 이렇게 꺼내서 채반에 두고

집으로 돌아왔네요.

장 담그기꺼징 며칠을 둬얀디 아파트에서는 감당이 안 되는지라

어차피 시골집 옥상에서 장담그기를 할 예정이라

거실 양지바른 창가에 이렇게 두고 왔는데

ㅋㅋㅋ문 열고 들어가믄 냄새 장난 아니긋쥬?

그나저나 어쩌다보니께 일이 커져뿐져서 살짝 부담시럽구만요.

세 번째로 도전허는 장담그기에

이번에도 성공헐 수 있을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