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벚꽃 드라이브

꿈낭구 2021. 3. 26. 22:36

2021년 3월 26일 금요일

아이가 월욜까지 휴가내고 친구들 만나러 서울에 가고

간만에 우리에게도 휴가 같은 여유로운 시간이 주어졌어요.

설거지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남해로 드라이브 가자공...

아침 안개가 너무나 자욱해서 

제대로 볼 수나 있으려나 했었는데

왠걸요.

출근시간 비켜서 출발한 덕분에

도로는 전세낸듯 한가롭고

가로변 벚꽃이 만개해서 꽃길이 되었네요.

새로 구매한 CD중에서 두 장을 골라서

넣어가지고 온 쎈쑤.

와~! 징말 최고의 특급싸비쑤루다 뫼시긋대여.ㅎㅎ

섬진강변의 벚꽃은 흐드러지게 피어 환상입니다.

매화 보고 간지 얼마 되었더라??

어느새 벚꽃이 만개해서 터널을 만들었네여.

이른 시간이라서 도로도 한산하고

맘껏 창문을 열고 음악을 들으며

사진도 찍고 강변의 그림같은 풍경에 

목소리가 G샵 꺼징 올라갔으용.ㅎㅎ

앞뒤로 하늘을 향해 차 안에서 올려다보니

꽃에게 포위된 느낌입니다.

휘영청 달 밝은 밤이나

별빛이 쏟아져내리는 여름 밤.

눈이 펄펄 내리는 겨울날에도

운치있게 비가 내리는 날에도

창문을 열지 않고도 

낭만적인 풍경과 운치를 더해주는 

하늘을 향하여 열리는 문.

도로 확장공사로 일부구간은 구도로를 차 없이

걸을 수 있는 길로 만들었네요.

섬진강변을 끼고 대나무숲을 지나 강을 따라 걷는

데크로드는 지난 여름 폭우로 많이 유실되어

아직 복구중인 모습을 보니

얼마나 무서운 물난리였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라구요.

조붓한 벚꽃길이 아닌 

그 길을 내려다보며 달리는 새 도로를 이용해야 해서

강 건너편이 잘 보이지 않아 아쉽긴 했어요.

그림같은 녹차밭과 대숲과 눈부신 벚꽃.

코로나만 아니면 내려서 걷고 싶은 길인데...

이번 주말이 절정인것 같네요.

강물이 유유히 흐르는 하동까지의 주변 풍경도 그림같고

점점 강폭이 넓어지면서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작년 요맘때에도 꽃놀이를 왔었다는구만요.ㅎㅎ

해마다 와도 항상 감탄하게 되는

아름다운 길입니다.

꽃에 취해서 어느새 평사리까지 달려왔네요.

오늘의 목적지인 남해까지 가기 위해서는

하동까지 내리 달려야 하는데

가는 동안 내내 이렇게 아름다운 꽃길과 함께하니

얼마나 행복한지요.

강둑으로도 걸을 수 있도록 길이 조성된 모양입니다.

지리산 능선이 저만치 보이고

남해를 향해서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도

우리를 달뜨게 합니다.

봄마다 이런 호사를 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지요.

다시 벚꽃터널로 달립니다.

우리는 남해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는 다리를 건너서 매화마을쪽으로 달려

다시 다리를 건너 쌍계사쪽 벚꽃을 보기로 하였답니다.

우리가 지나온 꽃길이 아스라히 보입니다.

예전에 이 길이 처음 조성되었을때

함께 걸었던 길이라서 익숙합니다.

강 건너편의 벚꽃길이 더 좋았을것 같아요.

오후 햇살이 강물에 비치면 얼마나 아름답다구요.

운전자는 해를 마주보고 가야하니 좀 어렵긴 하겠지만...

지난 여름에 얼마나 피해가 컸던지

아직도 그때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 많아요.

강물이 범람해서 휩쓸고 지나간 흔적들이

그 당시 얼마나 무서웠을까 새삼 느껴지더라구요.

아직도 도로 보수공사를 하고 있는 곳도 있고요.

강 건너편에서 보면 이 길이 더 벚꽃이 좋을것 같았는데

역시 강 건너쪽이 더 아름다운것 같네요.

오후시간이라 해가 점점 기울어질텐데

밤벚꽃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것 같다며

아주 좋아하네요.

오후 되면서부터 맞은편 차들이 많아지기 시작하나 봅니다.

높은 지리산 때문인지 저녁 해가 금세 넘어가네요.

다리를 건너 쌍계사 쪽으로 들어가보기로 했어요.

밤벚꽃을 보려면 아직 한참을 기다려얄것 같아서요.

언니들이랑 지지난 봄에 이곳에서 꽃놀이 하던 생각이 났어요.

벚꽃터널을 천천히 달리면서

봄을 만끽하고 있는데

둘레길 걷던 생각도 나고

강 건너편쪽은 어느새 해가 져서 어둠이 슬금슬금

내려오기 시작하네요.

그런가하면 이쪽의 높은 산등선에는 달빛과 햇빛이 나란히...

녹차밭이 아름다워서  봄이면 이곳 둘레길 코스를 걷곤 했었지요.

비가 내리던 날에도 걸었고

가을에도 걸었구요.

지리산은 아무리 오고 또 와도 질리지가 않아요.

산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지기 시작합니다.

저 멀리 의신마을까지 드라이브를 하고 오면

낭만적인 밤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겠다고...

쌍계사 앞에서 다시 강을 건너 

의신마을까지 깊숙한 지리산 속으로 들어갑니다.

예전에는 여름날 퇴근 후에도 

아이 데리고 이곳을 찾았드랬지요.

여름엔 해가 길어서

계곡에서 한참을 놀아도 좋았거든요.

이 깊숙한 곳 까지는 상춘객들이 들어오지 않으니

고즈넉허니 그지없이 고요하고 좋네요.

한참을 달린 후에야 의신마을에 도착했어요.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잠시 걸어보기로 했어요.

서산대사 명상바위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래여.

지난번에는 왜 이곳을 그냥 못 보고 지나쳤나 모르겠네요.

계곡의 물소리만 들리는 이곳 깊은 산 속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답니다.

이 바위는 조선시대의 고승이자

임진왜란의 승병장이었던 서산대사께서

출가지였던 원통암과 출가 이후의 수도지였던 철굴암까지 왕래하면서

신선의 경지에 버금가는 선경에 매료되어 

자주 머물렀던 장소라는군요.

서산대사는 16세에 의신마을 원통암에서 출가했는데

이곳에서 명상하며 도를 깨우쳤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화개동 입산시를 짓고 읊으며

출가의 결심을 다졌다고 하는데요

[화개동 입산시]

꽃피는 화개동엔 오히려 꽃이 지고

청학의 둥우리에는 아직 학은 아니 돌아오네

잘있거라 홍류교 아래 흐르는 물아

너는 바다로 돌아가고 나는 산으로 돌아가련다

 

어느새 어둠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달빛이 더 익기 전에 하산해야 밤벚꽃을 즐길 수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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