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모르던 덜익었던 시절에는
시든 꽃이 추하다 여기기도 했더랬지요.
이제 인생의 2막을 살아가는 나이가 되고 보니
이제서야 비로소 세상을 보는 눈이 익어가나 봅니다.
눈과 마음을 사로잡던 꽃봉오리 부터
만개한 꽃의 시절을 지나
시들고 씨앗을 만드느라 온 몸을 불태우는 이 모습을 보며
새삼 숙연해지기까지 하더이다.
우리의 부모님께서도 이렇게 한평생 자식들을 위해
사시느라 찬란한 꽃의 시절 보다
열매 맺고 갈무리하는 시절이 더 많으셨기에
이 시들어가는 꽃들의 모습을 보니
주름진 얼굴과 굽은 등이며 거칠어진 손만 같아서
그만 눈물이 핑 돌았어요.
이제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도 만날 수 없으니
쪼그리고 앉아 꽃들과 하나하나 눈을 맞추노라니
아~!!
시든 꽃들이 이렇게나 어여삐 보이다니요.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는데
어디선가 달콤한 향기가...
수선화에서 이렇게 달콤한 향기가 나는걸
이제야 알아차리다니요.
'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목원 (0) | 2021.05.06 |
---|---|
야생화 심기 (0) | 2021.05.04 |
할미꽃 (0) | 2021.04.22 |
노루귀와 산수유와 복수초 (0) | 2021.03.08 |
3월 2일 봄꽃들의 고군분투 (0) | 2021.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