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충청도 나들이

꿈낭구 2021. 12. 3. 16:39

안면도까지 해저터널이 개통됐다는 소문을 듣고
안 그래도 바다가 보고싶던 참이라서
일찍 길을 나섰지요.

우리의 놀라운 기술력에
자랑스럽고 뿌듯했어요.
내일은 주말이라 붐빌것 같아서요.

처음 해저터널을 지나간 적이 언제였던가...

초딩 딸랑구를 데리고 서유럽 여행하던 때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건너가기 위해

도버해협을 가르는 해저터널로

기차를 타고 갔었지요.

터널 벽에 그려진 멋진 그림들을 보며

마냥 신기해 하던 아이의 모습이 지금도 선합니다.

잠 자면 안 된다공

인어아가씨가 나올지도 모르니까...

신기한 경험을 놓칠까봐 아이와 

차창밖을 열심히 들여다봤었드랬죠.

그리고 두 번째 경험은

역시 아이 중1 시절에 이집트에서

스웨즈운하 밑 37M 지하 아흐마디함디 터널을

버스로 지나 모세의 샘 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마라의 샘을 찾아갔었던...

홍해바다의 짙푸른 코발트 빛 물빛에 감탄을 했었드랬지요.

세 번째 경험은 2011년 2월에 거가대교...

그 후로는 통영의 해저터널을 도보로 걸었던 적이 있었는데

우리의 기술로 장장 6.9km나 된다는 해저터널을 지나며

어깨가 으쓱으쓱~!

안면도 까지의 거리가 한결 가까워져서

천리포수목원 가는것도 한결 수월해질것 같아 좋아요.

오전의 이른 시간이라서 비교적 한산해서

이렇게 사진도 찍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보령 해저터널을 지나자마자 원산안면대교가 나오네요.

원산도와 안면도를 잇는 다리 같은데
바람이 차갑게 느껴져서 내릴 엄두를 못내고
드라이브만 하기로 했어요.

해안을 끼고 달리다가 아름다운 바다풍경을 즐기고
햇볕이 내리쬐는 뻘밭에 그려진 구불구불한 물길이
아름다워서 잠깐 내려서 바라보았어요.

동해에서는 볼 수 없는
서해에서 만날 수 있는 멋진 풍경이지요.

조금 더 들어가다 보니 천상병 시인의 고택이 있더라구요.

뜻밖인데다가 작고 초라한 솔잎이 내려앉은
쓸쓸한 모습인데 소나무 그림자가 감싸고 있는듯 했어요.

욕심없는 소박함이 묻어나는 냄비와 솥단지...

 

그 곁에 작은 갤러리 처럼 보이는 건물이 있네요.

이웃집 개가 어찌나 앙칼지게 짖어대는지

조금 더 머물고 싶었지만

솔숲길을 천천히 걸어 내려오며
시인의 시 '귀천'을 읊조려 보았네요.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

다시 돌아오는 길.

이제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항구로 가보기로 했어요.

예전에는 이 시장에서 회를 떠서 2층으로 올라가면

상차림을 해서 먹었던 기억이 나요.

그땐 농어를 먹었었는뎅.

싱싱한 해산물들이 흥미롭네요.

기다리는 동안 재미나게 구경했어요.

제주에서 납셨다는 살이 통통 오른 대방어로 

회를 떴어요.

저녁에 아이 퇴근하면 함께 먹고 싶어서.

물메기라는 흐믈흐믈한 생선인데

겨울철에 남해 여행중에 먹어본 적이 있어요.

시원하고 깔끔한 맛으로 기억되어서

두 마리에 이렇게 큰 넘을 만 원에...

해감을 한거라며 1kg에 7,000원이라기에

바지락조개도 만 원어치 샀어요. 

싱싱한 생굴도 사고 덤으로 주신 산낙지 한 마리꺼징...

'풍경이 있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목원의 꽃들  (0) 2021.12.07
겨울나무  (0) 2021.12.07
오랜만의 등산  (0) 2021.12.02
비 오는 아침 드라이브  (0) 2021.11.10
수변길  (0) 2021.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