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겨울나무

꿈낭구 2021. 12. 7. 19:57

녹음 짙푸르던 곧고 시원스럽게 뻗은 물푸레나무가 나목이 되었네요.

겨울나무를 만나러 수목원에 다녀왔어요.

꽃 처럼 화사하고 아름다운 이 열매는 누구의 것일까요?

멀리서 보면 홍매가 핀 줄 알겠어요.

겨울철에 이런 화사한 꽃이 피었을 리는 없고

조경수로 인기가 있는 참빗살나무 열매랍니다.

꽃이 지고 없는 한겨울에 꽃 처럼 화려하기 그지없네요.

넘나 사랑스럽지요?

자작나무 비슷하지만 자작나무는 여기는 남부지방이니 아닐테고

사스래나무나 거제수나무가 아닐까 싶어요.

사스래나무는 중간 키 나무로 수피가 회백색으로 종잇장 처럼 벗겨지는데

거제수나무는 30M까지 자라는 큰키 나무로 수피가 갈백색으로 얇게 벗겨지니

잎을 봐야 사스래 인지 거제수 인지 알 수 있을것 같아요.

나란히 나란히 하늘을 우러러 보는 이 나무들은

가지들이 반듯반듯해서 시원스러워요.

높다란 가지 끝에 매달린 씨앗주머니가 꽃 처럼 보입니다.

하늘바라기로 곧게 자란 가지들이 

파란 하늘과 아주 잘 어울립니다.

 

가지 끝에 매달린 씨앗주머니 속에서

바람을 기다리고 있는 씨앗들이 귀여워요.

귀엽고 보드라운 털이 날개 처럼 씨앗을 멀리까지 데려다 줘요.

다 바람에 날아가고

막내들만 남았네요.

무궁화 씨앗이 이렇게 귀여운거 아셨어요?

바람에 씨앗을 날려보내고 빈 둥지 같은 꼬투리만 남았어요.

인심 좋은 이 마을이 새들에게는 최고의 명당이 아닌가 싶네요.

꿩들도 떨어진 감을 먹고 있어요.

새들의 천국인 수목원의 감나무와

그 아래로 이어지는 대나무숲엔

나무 사이사이로 햇살이 비쳐 정취가 있어 좋아요.

상수리나무

임진왜란 당시 선조가 피난생활을 할 때

반찬이 없자 상수리나무 열매로 만든 도토리묵이 자주 상에 올랐지요.

그때 맛을 들이는 바람에 전란이 끝난 후에도 임금님 수라상에

자주 올라 '늘 수라상에 오른 도토리'라는 말과 관련지어

'상수리'라 부르던 것이 상수리나무가 되었다고 해요.

나무수국

앙다문 꽃눈이 야무지고 귀여워요.

콩배나무 씨앗

물푸레나무

가지를 꺾어 물에 담그면 물빛이 푸르게 변한다지요?

나무 껍질은 진피라고 해서 동의보감에서는 진피를 우린 물로

눈을 씻으면 눈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답니다.

눈이 많은 산간지방에서 눈길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해

신발 위에 덧신는 설피를 만드는 재료로 쓰이기도 한답니다.

그런가하면 옛날에 죄인을 심문할 때 쓰이던 곤장의 재료가 되었고

서당의 훈장님 손에 항상 들려있던 회초리의 주재료이기도 했답니다.

가시가 무시무시한 조각자나무는 약재로 쓰기 위해

중국에서 들여온 나무인데 열매 꼬투리는 곧바르며

가시의 횡단면이 동글동글 하답니다.

이 가시를 조각자라고 하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책으로

피부염증의 외상치료, 천식의 약재로 쓰인답니다.

중국 한의학에서 꼭 필요한 50가지 약재 중 하나라고 해요.

나무가 비슷해서 조각자나무와 혼동하기 쉬운 주엽나무.

열매 꼬투리가 꼬여있고 가시의 횡단면이 납작해서 

조각자나무와 구분할 수 있답니다.

수피가 아름다운 배롱나무

딱하기도 해라.

이 시멘트로 깁스한 나무에 깃들어 사는 무수한 생명들이 있나 봅니다.

아낌없이 다 내어주는 나무로군요.

새들의 식량창고나 다름없네요.

코로나 돌파감염자 확산으로 어디 나갈 수도 없고

이렇게나마 자연을 통해 힐링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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