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동쪽 하늘에서 힘차게 떠오르는 해를
얼마만에 보는 것인지...
너무나 감사한 아침이다.
그동안 우리가 누려왔던 모든 일들이
새롭게 다가온 아침이다.
미처 따지 못해서 늙어버린 오이와
폭우에 옆구리가 터진 방울토마토랑
잎은 없어지고 뿌리만 남아 구조요청을 하던 래디시와
두 뼘이나 됨직한 오이고추를 소비해야 해서
아침엔 오미미역냉국을 만들었다.
국 대신 먹으려고 했지만
그래도 아침인데 따뜻한 국물이 있어얄것 같아서
애호박, 감자, 양파, 당근을 주섬주섬 잘라 넣고
보리된장과 고추장을 섞어서 시크릿코인 넣어
국도 끓이는 동안
남푠은 바깥 데크에서 고등어를 구웠다.
냥이들이 오랜 장마로 고생했으니 특식으루다. ㅋㅋ
파바빈을 두 시간 정도 불렸는데도
밥을 지으면 이렇게 갈라지고
살금살금 고루 섞는데도 콩이 그냥 바스라진다.
가뜩이나 이번에 산 10kg짜리 쌀의 미질이
너무 찰기가 없어 푸석거리는데
파바빈 까지 협조적인 방해를 하니
이거야 원~~~!!!
건강에 좋다하여 덜컥 구매했는데
그 많은 걸 언제 다 먹는다지?
딸랑구 한테 좀 가져다 먹으라니까
극구 사양을 한다.
ㅋㅋ보암직 하고는 거리가 머니
먹음직도 아닐거라고 맛도 보기도 전에
고개를 도리도리~~
밥에 넣어 먹는 거 말고 달리 섭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모색해봐야긋다.
아침부터 요란한 소리가 나서 보니
멀리서 비에 잠겼던 농작물에 약을 하는 모양이다.
그동안 깎지 못한 잔디 깎는 소리도 요란하고
적막하리 만치 고요하던 시골마을이
이렇게 소란스럽긴 처음이다.
우리도 텃밭이며 정원을 돌봐야 한다며
아침부터 전투자세로 나가더니
점심이 되도록 고군분투 중이다.
작두콩과 수세미 덖은 것을 우려내서
시원한 얼음물로 만들고
단호박죽도 쑤었다.
단호박 먼저 손질해서 MP5에 230℃로 끓이는 동안에
압력밥솥의 만능찜 기능을 이용하여
팥을 삶았다.
이번에 구매한 단호박이 너무 맘에 안 든다.
빛깔도 곱지 않고 당도도 떨어져서
죽으로 끓여서 부지런히 먹기로 했다.
혼합견과를 넣고
시나몬파우더를 살포시 뿌려서
오늘의 점심으로 어제 먹고 남은 빵과 함께 들고
2층 옥상으로 배달.
아직 바깥일이 덜 끝나서 들어올 수 없다기에
부릉부릉~~쟁반에 주섬주섬 담아들고 올라갔더니
바람은 살랑살랑 부는데 그늘 속에서 먹는데도
열기가 느껴진다.
게다가 옆집 지붕 위에서 작은 새들이 어찌나 시끄럽게 떠드는지...ㅎㅎ
어린 시절 누워서 하늘을 보면
구름이 천천히 흘러가듯 움직이던 모습이 신기했었는데
오늘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 하늘바라기도 했다.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와서 감사 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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