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믿음의 벗으로
이웃으로 지내던 지인이
자녀들 가까이로 이사를 하면서
코로나 시기와 맞물려서 그동안 오래 만나지 못했었는데
오늘 일이 있어 내려오는 중이라는 연락을 받고
부리나케 점심을 준비했다.
산나물밥에 오리고기 말고는
모든 게 다 텃밭 출신의 채소들로 차려낸 점심 식사를 함께 하며
우리의 오랜 추억들을 꺼내 보고 함께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다.
벚꽃이 만발한 봄날이면 가까운 지인들과
이곳에서 음악회를 열곤 했었다.
그도 그럴것이 지휘자와 피아노 오르간 반주자들과
성악가 까지 있었으니 밤 늦도록 함께 노래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기에
수많은 추억들이 있는 이곳에 대한 느낌이 특별할 수밖에...
오늘도 그 시절이 생각났는지
점심 준비하는 동안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며
함께 즐거워했다.
모처럼 울집 피아노가 빛을 발하게 되었다.
다섯 가족이 봄마다 이곳에서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들어 먹고
노래를 부르며 참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었는데
어느새 세월이 이렇게 흘렀다.
떠나가고 난 후
너무 짧은 만남이어서 아쉬운 마음에
정원에서 옛추억을 되살려보았다.
파전을 부친다고 텃밭에서 쪽파를 뽑아 다듬고 부치고...
그 때 그 시절이 참 그리웠었다.
오죽이 올해는 좀 수상쩍다.
댓잎에 반점이 생기고
전에 없던 꽃이 피는 듯...
길게 내려온 수술 처럼 보이는 노란 꽃인듯...
대나무는 꽃이 피면 죽는거라는데
정말 이게 꽃이 핀 것일까?
댓잎의 반점이 점점 늘어가는가 싶더니
이렇게 이상한 꽃술 처럼 보이는 게
오죽 전체로 생겨나고 있다.
댓잎이 말라가는 것일까?
다용도실 창가에서 보이는 오죽의 기품있는 모습을
이제 다시 볼 수 없게되는 것은 아닐까?
일단 당분간은 그대로 지켜보기로 했다.
내가 참 좋아해서 늘상 창가에서 바라보곤 했었는데......
무척 아쉽다.
댕댕이의 새끼들이 삐돌이 한테 와서 이러고 있다.
참나!
그러니까 울집 삐용이가 낳은 댕댕이가
올 늦은 봄에 새끼를 낳았는데
그 보다 먼저 삐용이가 낳은 새끼가 삐돌이다.
삐돌이를 낳은지 얼마 되지 않아
또 삐용이가 새끼 두 마리를 낳아서
갑자기 새끼 고양이들이 네 마리나 되었다.
요즘 가만히 보니 새끼들을 돌보지 않고
댕댕이는 동생 삐돌이 한테
육묘를 떠넘긴 셈이다.
이렇게 품을 파고드는 새끼들을 마다하지 않고
데리고 있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기도 하다.
현관문만 열면 잽싸게 도망가던 새끼들이
이젠 이 박스 속에 정착을 하려는 것인지...
에고~~ 내 몸 건사하기도 힘든 판국에
냥이들까지 신경쓰고 싶지 않아
정 들면 곤란한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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