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여행 대신 가을 겆이

꿈낭구 2023. 11. 12. 22:01

지난 금요일에 가족여행을 가기로 했었는데

유감스럽게도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안 그래도 겨우겨우 현상유지만 하고 있던

지난 초가을 넘어지면서 다친 내 팔꿈치 통증으로

수술해서 겨우 통증에서 해방된 기쁨도 잠시...

얼굴과 팔꿈치와 무릎이 깨져 정신이 아득했었는데

그 충격이 어깨로 까지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다시 수술받았던 정형외과 치료를 받게 되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팔꿈치의 통증이 위로 올라올 거라더니

다시 어깨와 등과 목으로 까지 통증이 느껴져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어차피 여행 일정이 잡힌 거라서

불편하지만 가족 모두 함께하는 여행이라서

다녀오기로 마음먹고 캐리어에 짐을 꾸리던 중이었는데

남푠이 갑자기 허리가 아프다고...

탱자울타리 뒤로 새들이 오디를 떨어뜨렸던지 뽕나무가 자라고 있었는데

걷잡을 수 없이 빨리 자라서 밑동에서 나무를 자르기로 했다.

탱자울타리 가시들 때문에 뽕나무를 자르는데

자세가 불안정한 상태로 한 탓이었던지

갑자기 통증 때문에 앉고 일어서는 것도 불편하고

눕기도 힘들다며 한의원에 다녀왔다.

결국 비행기 왕복 티켓을 취소하며 거금의 위약금을 물어야 했고

여행은 물거품이 되었다.

두 차례 침을 맞고서야 겨우 약간 통증이 가라앉은 듯하다고...

제주도는 아무래도 우리와는 인연이 없는 모양이다.

제주도 여행 중에 뱀 때문에 놀라서 삐끗한 결과로

무릎연골이 파열되어 수술을 해야 했었고

작년에는 제주도 가족여행을 가기 위해 공항으로 가던 중

활주로에 문제가 생겨 비행기가 뜰 수 없게 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결국 집으로 되돌아오게 되었었는데

이번에도 이렇게 또 어려운 상황이 되어 여행을 포기하고 말았다.

여행지에서 보내온 사진들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을 달래려

무언가에 몰두하기로 맘먹고 텃밭에 여기저기서 냉이가 자라고 있어

냉이도 캐고 된서리 맞고 스러져버린 호박덩굴에 가려져

겨우 목숨 부지하던 주먹만 한 호박도 수확하고

고추와 가지와 참나물과 케일과 셀러리랑 상추도 수확했다.

냉이를 다듬고 씻느라 몹시 힘들었다.

딸랑구 오면 별미로 냉이튀김을 해줄까?

요즘 냉이랑 감자와 당근을 잘게 썰어 부침개를 부쳐서 먹는데

맛이 정말 좋아서 딸랑구 생각이 났었다.

한때 ABC 주스를 만들어 매일 마시곤 했었는데

케일을 과일과 함께 휴롬에 갈아서 마셔볼까 보다.

셀러리도 연한 부분만 잘라왔다.

상추는 어찌나 연한지 눈만 흘겨도 녹아버릴 것만 같다.

서리 맞은 가지들과 겨우 손가락 만한 어린 가지들도

죄다 따왔다. 가지를 뽑아낸다기에...

서리 올 무렵에 열리는 작은 가지는 유난히 달고 맛있어서

내가 참 좋아하는지라 귀욤귀욤 한 가지를 모조리 따왔다.

ㅎㅎ내일은 염소나 토끼 밥상이 되겠고낭~!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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