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팝 나무들이 꽃문을 열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하면서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어제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더 활짝 피었을텐데
봄바람이라 하기엔 바람이 너무 거세고 차가웠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꽃이 화사하니
우리집 정원은 그야말로 봄꽃놀이를 따로 가지 않아도 될 만큼
온갖 봄꽃들이 앞을 다투며 피어나 눈이 부시다.
청초함의 극치랄까?
어쩜 이렇게 예쁜지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
공조팝과 철쭉이 어우러진 모습을
내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토종 메발톱도 한창이다.
요즘 컬러도 화려하고 꽃모양도 앙증맞은 메발톱이 많은데
우리집 정원의 메발톱은 키도 훌쩍 크고
자태가 우아하고 아름답다.
작년에 씨앗이 떨어져서 여기저기에
메발톱이 피어 자꾸만 서성이게 된다.
이 토종 메발톱을 보면
요란하게 화려한 메발톱 보다 이 꽃에 눈길이 가는게
우아한 한복을 입은 격조있는 어르신 모습 같다.
어제 내린 비로 쓰러져 버린 꽃들이
해가 떠오르자 서서히 일어서기 시작하는 모습이 신기하다.
어제 강풍에 시달린 모란꽃의 모습.
앞을 다투며 피어나기 시작했다.
참으로 화려하면서도 기품이 있는 꽃이다.
사랑스런 금낭화도 한창이다.
귀여운 소녀가 단장을 한 것 같은 예쁜 꽃이다.
요즘 하루가 다르게 몸집이 커가는 청단풍.
요즘 정원가꾸기에 가장 분주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가지치기를 해서 너무 크게 자라지 않도록 해야
함께 지내는 다른 꽃과 나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청단풍이 가장 사랑스럽고 예쁠때라며
전지를 미루는데 순식간에 몸집을 키우는지라......
넘나 예쁘다며 자르기도 아깝단다.ㅎㅎ
너무 무성하면 다른 나무들과 꽃들이
그늘져서 피해를 입으니 과감히 잘라
수형을 바로잡아줘야 한다.
잘려져서 떨어져 내리는 단풍나무 가지들을 보니
어린 시절 팔방놀이 하던 소꿉동무들 생각이 난다.
대문을 사이에 두고
청단풍과 홍단풍이 경쟁하듯 자라고 있다.
요즘 단풍나무에 달달한 진액이 나오는지
파리들이 엄청 날아든다.
한 해 동안 맘놓고 제멋대로 자란 나무들을
예쁘게 다듬고 손을 봐줘야 하는 시기라서
밖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삐죽삐죽 자란 오엽송이며 꽃이 지기 시작한 자목련이며
예쁘게 면도하듯 다듬어 전지를 해줘야 하는 정원수와
무성하게 키가 자란 가지들이 많은데
오후에 바람이 더 심해진다는 예보에
손길이 바빠진 남푠을 위해
돼지고기 수육을 만들고 맛있는 청국장찌개를 끓여
잠시 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