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부엉이 만들기

꿈낭구 2013. 1. 25. 19:39

 

 

 

초록손가락 6인방이 올해들어 첫모임을 가졌답니다.

부엉이를 만들기로 했었거든요?

에효...요게 보기보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제법 힘이 들더라구요.

만능재주꾼J가 햄펀에 부엉이를 매달고와서 자랑을 하면서

집에 다섯 마리나 만들어 놓았는데 아까워서 아무도 줄 수 읎다능규.

우리가 벌떼같이 덤벼들어서 안 줄거믄 왠 자랑질이냐고...

잘못허다간 있는것도 빼앗기게 생겼던지

함께 만들어 보믄 워쩌긋냐공...

그랴서 결국 날 잡아서 함께 부엉이를 만들기로 작당을 혔었구만요.

 

 

처음 만든거라서 어설프기 짝이 없지만서도

여기에 쏟아부은 노력과 정성을 생각허믄

귀허디 귀헌 부엉이구만요.

 

 

얼마만에 바느질이당가요...

여고시절 가정시간에 해보고 처음인것 같다는 아짐도 있고요.

 

 

J가 옛날에 즐겨 입던 간따꾸를 재활용하기로 작정허고

이렇게 가져왔더라구여.

자투리천을 보면 뭣인가를 만들고 싶다는걸 보면

천상 여자는 여자구먼요.

일단... 본을 뜨기로 허고서리

분업을 하기로 혔습니당.

막내는 본을 뜨고 저는 오리는 작업을 하고

총무는 우리 입을 즐겁게 해줘얀다고

방울토마토를 한 상자나 사들고 와서 씻고 있쓰요.

 

 

만드는 방법을 설명을 하는데

테이블 밑으로 이집 쥔장네 커다란 고냥이가 왔다리 갔다리

으흐흐...우리들에게 따뜻한 자리를 빼앗겨서

시위를 하는 모냥입니다.

자꾸만 테이블 아래 다리에 신경이 쓰여 앞뒤로 내둘내둘~~!

가끔씩 야~옹~!! 허믄서 존재를 확인시킵니다.

 

 

우리 모두는 꿈은 야무지게 꾸랬다고

요거 만들고 좀더 실력을 연마혀서

요담번에는 야생화 수를 놓아보자고 신바람이 났구만요.

 

 

요것들은 경상도 산청에서 얻어온 목화솜이랍니다.

부엉이 속을 채워넣을거야용.ㅎㅎ

요즘 이런 귀헌것을 워디서 구헐것이요잉.

 

 

금강산도 식후경이란디

우선 저녁부터 먹어얄것 아니냐고 푸짐허니 족발을 배달시켜

한 상 그들먹~허니 차렸습니다.

예전에 원예심리 공부하던 시절에

둘러앉아 도시락 먹던 추억을 떠올리믄서

 역쉬 이런게 빠짐 섭허지 않긋냐고...ㅋㅋㅋ

J야~! 그때 남은 김치 담아간 김치통 빨랑 왕언니헌티 돌려줘라잉?

아니 그러지 말고 담번에 모일때

맨날 맛있다고 자랑만 허지말고 그 김치 조까 담어갖고 오라구...ㅎㅎ

아무래도 밥은 먹어얀다 생각했던지

어느새 쥔장이 갓지은 현미밥꺼정 내놓네여.

이걸 워뜨케 다 먹느냐더니

나중엔 압력밥솥꺼정 서로 끌어안고

누룽지까지 알뜰허니 바닥을 냈습니다.

참말로 입이 무섭긴 무섭등만유.

 

 

속을 채우기 전에 목화솜에서 씨를 제거하는 작업을 해얀답니다.

솜 속에 파묻혀 숨어 있는 씨를 찾아내는게 여간 힘이 든게 아니구만요.

씨를 빼내는게 쉽냐

차라리 솜을 뜯어 모으는게 낫냐 설왕설래...

 

 

목화를 심어볼 생각입니당.

하얀 목화꽃이 참 이쁘거든요.

오래전에 터키 여행중에 만났던

끝도없이 펼쳐진 하얀 목화밭이 생각나네요.

어찌나 환상적이던지요...

 

 

요것이 솜에서 빼낸 목화씨랍니다.

올 봄에 울주말농장에다 심어볼참여라.

발아율이 썩 높진 않다고 하는데

5월쯤에 요산에다 씨앗을 담궈두었다가 심으면 된당만유.

뭐 그렇게 고상허니 말을 헌뎌...

요산을 워디서 구헌다냐고? 걍~오줌여다 담그면 될것을...ㅋㅋ

 

 

시간은 자꼬 가는데

집에 갈 시간은 다가오는데...

왜 이렇게 왜 이렇게 애를 태운대여.♬♪

체인스티치로 두 바꾸썩 돌려주랑만요.

솜을 빵빵허니 넣었어얀디 씨 빼내는 작업이 힘들어서

대충 넣었등만 부엉이가 똥글똥글헌 야무진 부엉이가 아니라

펑퍼짐헌 뚱보 부엉이가 되얏뿐졌쓰요.ㅋㅋ

 

 

게다가 바늘은 워찌케나 쬐끄만지 바늘귀 꿰는것도 여간 힘든게 아니구먼요.

돋보기 없이도 아직은 거뜬허다고 목에 심을 잔뜩 주고

여유만만허던 우리의 막내는

오늘따라 낭군님께오서 언제 오냐고 자꼬만 애타게 찾어싼다고

 집중이 안 되는지 요넘 붙들었다 저넘 붙들었다 맴이 바빠졌네여.

 

 

학창시절 수놓는 실력이 워낙 탁월혀서

언제나 만점을 맞었다고 자랑이 하늘을 찌르는 쥔장님 솜씨구먼요.

옴매...기죽어~!

젤루 늦게 만들기 시작혀서 벌써 따라잡고 있쓰요.

 

 

아우트라인도 없이 정확허니 부엉이 눈을 수놓고 있는

달인의 솜씨도 부럽기 한량읎구요.

 

 

'에효...왜 이게 맘먹은대로 안 되네잉?

왜 내 부엉이는 졸린 눈이 되는것여 시방??'

워디? 보자~!

우리의 총무님 부엉이는 하나는 짝눈

하나는 몰린 눈

또 하나는 졸린 눈...푸하하~~!!

우리 둘이것이 젤루 자연시런 부엉잉겨. 안그런가? ㅎㅎ

수제 부엉이가 공장서 찍어낸거 맹키로 똑같으믄 무신 맛이뎌?

 

 

뉘것이 젤루 잘생겼나 겨루어 보자네여.ㅎㅎ

야~! 안그려두 비만부엉이를 왜 맨 앞에다 놓고 그런뎌.

 

 

조금은 어설프고 부족한듯 싶은게

손으로 만든 작품의 묘미라믄서

초보들을 마구마구 격려허는 우리의 만능재주꾼은

부엉이에 대해 이미 엄청난 자료조사를 해왔네요.

부와 풍요를 상징헌다는 부엉이가 우쨔서 이케 팽팽허덜 않고

쪼그랑 부엉이가 되얏단 말잉교...

어미 부엉이는 새끼를 위해 어찌나 먹이를 많이 물어다 놓는지

부엉이굴에서는 파면 팔수록 끝도 없이 먹이가 나온답디다.

 

 

 

결국 늦도록 열심을 다했어도 완성을 못허고 싸들고 집으로 돌아왔구먼요.

빨랑 만들어서 자랑헐 욕심으루다 성급허게 마무리를 혔등마는

좀 허접스럽게 생겼네여.

게다가 또 한 마리는 눈이 안으로 몰렸네여.

 

 

그래두 이렇게 걸어놓고 봉게로 맴이 솔찬시 뽀닷 안 허요잉? ㅋㅋ

 

 

울집 요 부엉이를 참고혀서

차분허니 다시 만들어 볼랑만유.

적어도 요정도는 되야지 않긋써라?

문제는... 그기...맴 묵은대로 안 되니 문제지라.

열 마리쯤 만들어 보믄 솜씨가 좀 나아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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