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말임돠~!
지난번 내린 눈이 꽁꽁 얼어붙었다가
비가 내리면서 녹기 시작해 주차해둔 차에 오르려니
곡예 아닌 곡예를 해야할 정도로 미끄럽더군요.
비틀비틀...몸의 중심을 잡기가 어려워서 가까스로 차에 올랐지요.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데 은행에 잠깐 들렸다 차 세워둔 곳으로 가던중에
맞은편으로 길을 건너려다가 개구리 맹키로 꽈당 엎어졌습니다.
빗물에 녹기 시작한 얼음을 밟았던 모양입니다.
맞은편 사람들 아랑곳 할것도 없이
너무나 아파서 창피함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당게요.
비명을 지르고 넘어지자 마침 지나가던 택시가 와서 병원으로 갈거냐고 멈춰서네요.
힝~!! 시방 워디 뼈라도 부서진줄 알우?
약이 올라 죽갔고만...저만치 내동댕이쳐진 우산은 형편읎이 짜부라졌고
겨우 수습을 하고 차 안으로 들어와서 살펴보니
손바닥은 엄지손톱만큼 살점이 떨어져나가 구멍이 나서 피가 퐁퐁 나고
무릎은 양쪽 다 깨져서 피가 나는지 쓰라리고 아파서
혼자서 주차장의 차 속에서 큰소리로 엉엉 울었당게요.
우산도 부서져서 비까지 맞아 몰골이 말씸이 아니었다구요.
겨우 닦고 대일밴드로 우선 지혈을 허고 집에 돌아와서 보니
지난번 파열돼서 수술한 곳이 부어오르고
팔꿈치꺼정 깨져서 순식간에 장애인이 되얏쓰요.
앉었다 일어서는것도 힘들고
더구나 손을 다쳐서 집안일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요 며칠 놀고 먹는 신세가 되었는디
지난번 새로 산 기능성 등산바지를 입어서 그나마 이정도였지
안그랬음 더 큰 상처가 날뻔 했구먼요.
움직일때마다 상처가 여간 아픈게 아니라서 본의 아니게 요즘 휴업중이랍니다.
아침에 콩나물 담은 글라스락을 식탁위에서 놓치는 바람에
산산조각이 났었는데 그때 몹시 불길한 예감이 들었었지요.
조심했어얀디...
울신랑 졸지에 절뚝발이신세가 된 저를 보더니
앞으로 넘어졌으니 다행이지 뒤로 넘어졌음 더 크게 다칠뻔 했다며
이만한게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리네요.
이렇게 며칠동안 엄마노릇 아내노릇도 못허고 빌빌대는참인디
오날침 울딸랑구 헬쓰 간다고 겅중거리고 나가기에
비가 내려서 강물이 불어나 징검다리가 물에 살짝씩 잠긴곳이 있으니
돌아서 가라고 신신당부를 혔등마는
고놈의 호기심이 발동혀서 징검다리를 건너다가
추운 날씨에 살얼음이 얼었던지 미끄러지면서
강물에 빠져서 오늘같이 추운 날 에효...손바닥과 무릎에
상처가 나서 돌아왔네여.
다행히 무릎까지만 빠져 위험은 모면했지만
김이 모락모락나는 형상을 허고 헬쓰꺼정 허고 돌아왔네요.
에구...참말로 내가 몬살어요옹~!
무신 장헌 훈장이라고 혼자 물에 빠져 허둥댄 생각을 허니
생각헐수록 너무나 웃긴다믄서 깔깔거리며 웃네요.
엄마 말 안 듣는 청개구리가 따로 없습니당.
허긴 저도 지금 생각허니 어린애마냥 납작 엎어져서 못일어난
그 순간을 생각허믄 웃음이 나긴 납니다.
코가 깨지지 않음도 감사허고
더 크게 다치지 않음도 감사혀얀다고
울신랑 가심을 쓸어내리믄서 호호 불어감서 약을 발라주는디
맥없이 속으로 웃는거 아니냐믄서 떼를 썼거덩요.ㅋㅋ
'아니, 내가 은제 웃었다고 시비뎌?'
'쳇~!!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거 내가 못 본줄 알우?
웃은거 맞잖아요.'
그러고봉게 참 여러 차례 앞으로 꽈당 넘어져서
시계가 깨지고 무릎이 깨지는 사건사고를 쳤더라고요.
움직이는 위험물이 따로 없당만유.
졸지에 지가 움직이는 위험물이 되얏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