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개·국

간재미탕

꿈낭구 2013. 11. 13. 10:06

 

 

살림을 놓은지 벌써 여러날...

이렇게 고통스런 감기는 얼마만인지요.

온통 입술까지 부르트고 몰골이 말씸이 아닙네당.

얼렁 정리혀놓고 병원가서 주사 한 방 꾸욱 맞고 올라구여.

 

엊저녁에 이 간재미탕을 끓였는디

지는 도무지 무신맛인지 알 수 읎더이다.

입이 써서 먹는다는게 고통이구먼요.

 

재료 : 비들비들 말린 간재미 반 마리분량, 멸치육수, 고추장1.5T,고춧가루1T,다진 마늘2/1T,

무우 작은거 한 토막, 미나리 한 줌,양파 반 개, 청홍고추1개씩,대파

 

 

요것이 짝퉁홍어라고나 헐까요?

ㅎㅎ 야가 들으믄 겁나게 섭허다 헐랑가 몰긋지만

생김새는 비스무리헌디

맛은 홍어에 비허믄 현저히 떨어지닝게...

지난번 언니들 왔을적에 곰소항에 가서 몇몇 비들이 생선들을 샀었거덩요.

 

 

집에 돌아와서 언니들 챙겨보내느라

그냥 송두리째 김치냉장고 속에 쑤셔박어 놓았는디

그러고는 갑작시레 감기몸살로 앓아눕는 바람에

몇날을 그렇게 내박쳐 뒀다가

겨우겨우 일어나서 손질을 혀서 넣어얄것 같어서 말이죵.

 

 

토막내서 적당헌 크기로 잘라서

위생백에 담어서 냉동실에 낑겨뒀던 것인디

두 마리 중에서 한 마리가 살짝 삭힌 냄새가 날 조짐이 뵈드랑게여.

울집은 삭힌것은 못먹는디...

 

 

멸치육수여다가 무우를 썰어넣고 국물을 먼저 끓이는 동안에

함께 넣을 채소들을 준비혔쓰요.

 

 

무우가 살캉허니 익었을 즈음에 고추장을 풀어넣었드랬쥬.

 

 

끓는 국물여다가 간재미 손질헌것을 넣고

워매~ 끓음서 국물이 넘치게 생겼씨요.

아직 부재료도 안 넣었는디...

 

 

마늘도 넣고 채소들도 넣어서 끓이려다봉게로

뚝배기가 넘칠것 같어서뤼

전골냄비에 옮겨 일이 커졌쓰요.

에효...이렇게 몸이 아플적엔 설거지 하나라도 줄여얀디...

 

 

냄새도 맡을 수 읎고

맛도 느낄 수 읎는 신세인지라...

코가 멍충이가 되야서 냄새를 못맡으니

딴엔 나름 신경 써서 끓였는디

살짝 발효되얏는지 괴기살을 발라묵응게로

코가 살짝 쏜다고 질색허능만유.

허지만 워쩔것유.

난감혀허는 지를 보더니 걱정 말래여.

맛나게 혼자 다 끝장을 내줄거람서...

아이고...시방꺼정 울집 주방서 냄시난다고

촛불이란 촛불은 다 켜놓고

감기든 지 땜시로 문은 차마 못열고...

지가 냄시를 못맡어서 그렇긴 혀두

실은 울신랑 코의 성능이 그럴싸헌 무늬에 비허믄

냄시맡는 임무에 있어서는 상당히 떨어져서

항상 저헌티 놀림을 받곤 혔는디

울신랑이 이케 요란떠는걸루봐선

냄시가 요란허긴 요란헌 모냥입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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