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커리는 참 생명력이 대단헌 채소더구만요.
추운 겨울 지나고 따뜻헌 봄햇살에 뽀시시 허니 저 혼자 올라온당게여.
씨가 떨어진 밭고랑에서 오고가는 발걸음에 때로 밟혀감서도
용케 생명을 부지허는 식물이니
암만혀두 요 치커리는 사람헌티 좋은 식품이 아닐까 싶으요잉.ㅎㅎ
지난 봄에 요 보랏빛 어여쁜 꽃을 보긋다고 오랜동안을 텃밭에 두고
벌나비를 불러들였더니만
씨가 떨어져서 여그저그 치커리밭이 되얏당게라.
조금 수확시기가 늦어지믄 특유의 쌉싸레헌 맛 때문에
그닥 선호허지 않는 채소지만
새로나온 연헌 연두빛 새잎은 넘넘 사랑스럽고 이쁘고
샐러드에 넣어먹음 좋답니다.
쌉싸레헌 큰 잎은 데쳐서 무쳐먹음 좋더라구요.
오늘은 요걸루다 새콤달콤 고추장 양념으로 무쳐서 먹어볼참여라.
정원 한 구석에 나무를 타고 올라가던 더덕을
울신랑께오서 풀 뽑는다고 실수로 뽑았다는거 아뉴.
에구구...뽑는 순간 더덕의 향기가 뜨락에 화라락 퍼지는 순간
실수를 눈치챈것여라.
잔소리 듣게 생겼다고 슬그머니 다시 묻어주고 시치미를 띠고 있었등감마는
도독이 제발 저린다공...
시골집 담장밑 나무아래서 우짠지 서성이더라니요.
더덕잎이 시들시들~~ 감출 수 읎는 상황이 되야뿐져서
완전범죄는 물 건너 갔다 싶었던지 그제서야 더덕을 뽑아들고 와서 이실직고 헙디다요.
아이공~ 이 아깐것을...
몇 년 더 키워서 약으로 쓸참였구만.
이삔 종 맹키로 어여쁜 꽃을 피워서 월매나 애지중지허던 더덕인디
이케 허망허게 뽑혀왔으니 참말 속상혔쓰요.
텃밭에서 가져온 삼채와 잎당귀와 치커리에다
향긋헌 냄새가 절로 콧평수를 넓히게 만드는 더덕을 썰어넣고
새콤달콤 비빔양념장여다 버무려서
들깨와 흑임자깨 볶아서 만든 꼬신 깨소금을 넣고
갖가지 견과류도 함께 넣어 버무렸어요.
실수로 뽑힌 더덕이 이렇게 맛난 반찬으로 식탁에 올랐네여.
뽑은 벌루다가 내년 봄에 더덕을 몽땅 사다가 담장 아래 쪼르륵~~
심어달랠라구요.
더덕은 이쁜 꽃에서 씨가 떨어져 번식을 허는데다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줄기에선
산들 바람만 불어도 향기가 나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굳이 밭에 심지 않는 이유는
정원에서 거닐다보믄 향기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나저나 지난봄 화개장터에서 사다가 심은 더덕을 겨우 두 개 건졌는디
기름멕인 종이여다가 적어놔야 쓰긋구만요.
내년봄 잊지말고 실헌 종자 구혀다가 쪼르륵 심어놓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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