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섬진강변 나들이

꿈낭구 2019. 1. 19. 23:00


오래간만에 동무네와 섬진강변으로 나들이를 했다.

꽤 오래전 여름날에 이 강변 대숲길을

남푠과 단둘이 걸었었는데

그땐 이보다 길이 훨씬 좁고 잘 정비되지 않아서

긴 짐승이 출몰허믄 어쩌나...

속으로 무척 마음 졸이며 걸었드랬는디

이렇게 깔끔하게 잘 가꾸어진 길은

폭신폭신 낙엽카펫이 깔려있어서 너무나 걷기에 편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이 대숲에서 몸과 마음의 힐링을 하면 좋을듯.ㅎㅎ

매달아둔 대나무로 연주도 하고

걷는 내내 그림같이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 물줄기가 아름다웠다.

데크로드가 강변으로 계속 이어져 있어서

누구나 유유자적하며 걷기에 안성맞춤인 길이다.

강 건너편 모래톱에 겨울철새들이 노닐고

봄이면 온통 새하얀 매화가 눈부신 아름다운 길이다.

너무나 어여쁜 봄꽃들이 양지바른 곳에 이렇게 피어

이곳을 지나는 길손을 황홀하게 한다.

바람에 찰랑찰랑 강물결이 맑은 수채화를 그려내고

눈을 시원케 하는 녹차밭이 우리의 발길을 붙드는 곳.

대숲과 녹차밭이 이어지며 강변길은 한참이나 이어져있다.

겨울날씨 답지 않게 포근한 날씨라서

걷다보니 겉옷을 벗게 된다.

지리산의 너른 품속에서 마음의 평안을 누린 하루.

비가 오는 날에도 좋고

눈 내리는 날에도 아름다울것 같은 이쁜 길이다.

금세라도 꽃망울이 톡~! 터질듯이

부풀어 오른 매화꽃.

차가운 강바람을 막아주는 대숲이라서

매화는 마음놓고 봄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늘을 향하여 줄기차게 뻗어오른 대나무의 모습에 익숙했던지라

이렇게 누워있는 대나무 더미는 멋진 기하학적인 문양을 아로새긴 작품 같다.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사부작 사부작 걷기에 최고!

ㅎㅎ넘 멋진 대나무카펫.

여름날엔 신발을 벗어들고 맨발로 걸어보믄 좋을것 같다.

누군가의 수고로움으로

우리가 분에 넘치는 호사를 누린다며

무척이나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다.

세상이 궁금해 더는 참을 수 없었던지

매화가 꽃망울을 이렇게 터뜨리고

그 황홀한 꽃향기를 우리에게 선물하고 있다.

가만가만 꽃에게로 다가가

은밀한 내 마음속 이야기를 전하고

조만간 다시 만날것을 약속하고 돌아왔다.

오늘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귀하고 황홀했던

축복같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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