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초를 만나러 가는길.
벌써 몇 번의 봄을 이렇게 달뜬 마음으로 기다리게 만듭니다.
깊은 숲속에서 납작 엎디어 복수초와 봄인사를 나눕니다.
아직 꽃망울을 터뜨리지 않은 모습이 있는가하면
이제 걸음마를 배운듯
세상을 향해 살포시 꽃잎을 여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 황금빛 꽃잎은 어찌나 가냘픈지
잠자리 날개 같이 야리야리합니다.
정말이지 복수초의 아리따운 자태는
우리의 마음을 온통 사로잡고 말아요.
낙엽을 밀치고 올라온 잎에는 아직도 아침이슬이 반짝입니다.
황금술잔 같은 모습을 한 복수초는
이른 봄 눈 속에서도 피는 꽃이랍니다.
복을 받으며 장수하라는 뜻이 담겨있다는 꽃이름이라죠?
영원한 행복이라는 꽃말을 갖고 있구요.
이 숲속은 복수초 군락지라서
조금 지나면 황금카펫을 펼친듯 아름답지요.
노란색 수술 속에 돌기가 여러 개 난
연둣빛 암술이 들어있어요.
눈 속에 피는 연꽃 같다 하여
'설연'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지요.
아직 꽃문을 열지 않은 꽃봉오리를 보면
너무 귀여워서 이 앙다문 꽃잎에 뽀뽀를 해주고 싶다니까요.ㅎㅎ
내 너를 만나려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기나 하니?
눈부신 노란 꽃들과 함께 봄숲에서 한나절을 놀다왔지요.
꽃 송이 하나하나마다 눈길을 주고
속삭여주고
내년에 다시 만날때까지 잘 지내라고...
황홀한 봄숲에서의 즐거운 만남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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