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노루귀와 한나절을 놀다

꿈낭구 2019. 3. 15. 19:06


노루귀를 만나러 가슴 설레며 숲으로 향했지요.

깊은 산속 커다란 나무들 사이로 햇살이 내리쬐는곳을 향해

이렇게 아리따운 모습을 하고 해바라기를 하고있더라구요.

노루귀와 눈을 맞추기 위해

몸을 낮추고 무릎을 꿇고 엎디어

작고 앙증맞은 꽃을 향해 촛점을 맞추려니

심술난 봄바람이 골짜기로부터 몰려와 방해를 합니다.

그렇지만 순간포착~!

꽃과 내가 하나가 되었습니다.

아직 수줍은듯 고개를 숙인 모습에

잠깐 나랑 이야기 나눠보자고 속삭였더니

숲속 친구들이 여기저기서 샘을 냅니당.ㅎㅎ

나도 여기 있다고 나도 있다면서...

하루 온종일 이 아이들은 사람구경을 못한거 같아요.

워낙 인적이 드믄 곳이라서요.

솜털 복슬복슬한 이 아이는 바깥세상이 몹시 궁금한 모양입니다.

이른 봄에 잎이 나올때는 말려서 나오는데

털이 돋는 모습이 노루의 귀 같다하여

노루귀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나봐요.

설할초

파설초라고도 불리우는데

정말 사랑스러운 이른봄 야생화로 여러해살이 꽃이랍니다.

낙엽이불 들추고 빠꼼허니 봄햇살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이쁜지

숲속에서 시간 가는줄도 몰랐네요.

내년에 다시 만날것을 약속하며

꽃들과 인사를 나누려는데

얼레지가 아는척하며 불러세웁니다.

얼레지 꽃을 만나러 다시 이 숲을 찾게될것 같아요.

숲속 골짜기 바람이 어찌나 심술궂은지

이곳에서 잠시 쉬노라니 구름을 몰고와서

우르릉 쾅쾅~~~

손도 시렵고 하늘이 갑자기 시커먼 구름으로 변해

걸음을 재촉해야만 했어요.

저 건너편에서는 한바탕 비가 쏟아지나봅니다.

물결이 바람에 춤을 추며

물 위로 금물결 은물결 아름답게 수를 놓던 햇살도 사라지고

드디어 비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우리 어여쁜 노루귀들이 잘 견뎌내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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