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요게 뭘까요?

꿈낭구 2019. 3. 31. 07:00


요게 뭘까~~~요?

정말 넘나 예쁘지 않아요?

세상에나 세상에나

여태껏 이렇게 이쁜줄 몰랐당게여.

이제 쬐끔 짐작이 되는 무언가가 떠오르시나요?

ㅎㅎ 아직도 긴가민가 허신다굽쇼?

도대체 이 신비스러운 송이송이 꽃송이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아직 모르시겠어요?

그렇담 쬐끔만 더 가까이서 들여다 보실까요?

꽃술이 정말 예술이지요?

자세히 들여다보다가 저도 정말 깜짝 놀랐답니다.


아니 세상에나 그동안 그렇게나 많이 봐왔던 너를

이제서야 눈 맞추고 숨겨진 매력을 알아차리다니...

정말 미안해.

그 끈질긴 생명력에 겁먹고 미워했던거 사과할게.

울시골집 전세를 내주고 십여년 넘게 지내다가

몇 해 전 더는 안 되겠다 싶어서

우리가 여름별궁으로 쓰기로 했어요.

처음엔 우리보다 더 정원의 나무들을 예쁘게 가꾸며 살기에

마음놓고 오래오래 우리가 다시 들어와 살게 될때꺼징 사시라고 했더니

정원의 나무들은 죽거나 잘려나가고

뒷뜰의 과실수는 감나무와 매실나무만 남고는

모두 없어졌더이다.

더욱 놀랐던 것은

뒷뜰 텃밭이 머위밭이 되었더라는거...

어떻게 이럴수가 있나 싶고

집 밖이 이럴진대 실내는 오죽헐까 싶어서 들어가보니

입이 안 다물어지게 망가져있었지요.

집안에서 뽑아낸 못이 작은 상자로 가득.

못박는게 취미였나 싶을 정도로 집안은 물론이거니와

집 외벽 구운벽돌에도 수많은 못이 발견되어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지요.

내보내고 그동안 2년을 오가며 다시 집을 가꾸기 시작하면서

커다란 향나무에도 못이 박힌걸 발견하고 너무나 놀랐어요.

아마도 옥상의 빨랫줄까지 가는것도 귀찮아서

나무에 못을 박아 빨랫줄을 묶지 않았나 싶어요.

그 첫해에 이 머위에게 점령당한 텃밭을 정리하다보니

머위의 뿌리가 얼마나 깊고 생명력이 강한지 혀를 내두르다가

무서워지기까지 했다니까요.

그래서 머위를 미워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우리 먹을만큼 아주 조금만 남겨두고 거의 다 뽑아냈다 생각했는데

해마다 정신차리고 정리해주지 않으면 또 점령당할까봐

볼때마다 눈을 흘기느라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다우.

어릴적엔 소꿉놀이할때 요걸 갖고놀기도 했는데...

쌉싸레헌 어린 머위잎을 무쳐먹을까하고 잎을 따다가

이 머위꽃을 들여다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이토록 신비스러운 모습을 여태껏 보지못했다니요.

ㅎㅎㅎ

눈흘기고 짓밟고 미워한거 진심으로 사과했어요.

다 생명있는 것들인데...

얘 잘못이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다시보기로 했답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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