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까리 묵나물 반찬을 만들었어요.
피마자라고 불리는 이것을
우리 어릴적엔 아주까리라고 불렀드랬쥬.
울엄만 요거 잎을 따서 말려뒀다가
정월대보름날 묵나물로 만들어 주셨던 추억의 반찬인데
어린시절엔 여름날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일때면
요 아주까리 잎을 따서 잘라내고 손톱을 감싸준 다음
무명실로 꽁꽁 묶어주셨던 것이지요.
자고 일어나면 쪼글쪼글해진 손가락까지 붉게 물들어있던 손톱과
홑이불 여기저기에 손톱을 탈출한 봉숭아꽃 아주까리 고깔모자가 나뒹굴던 생각이 납니다.
말려서 보관하면 바스라지기도 하는데
일단...어린시절 추억의 반찬을 더듬어가믄서
함 만들어 보기로 합니다.
물에 담궜다가 삶아서 헹군 다음
적당히 쥐어뜯어서 먹기좋은 상태로 만들어서
들기름과 국간장에 밑간을 해뒀다가
들기름 두르고 볶으면서 양파도 넣고
다진 마늘도 넣고 볶는데 아주 꼬신 묵나물냄새가
식욕을 불러일으킵니다그려.
아주까리잎은 꼬신맛이 있어서
어린시절 묵나물을 썩 반기지 않던 저에게
요 나물 만큼은 상당히 좋아했던 모양입니다.
시험삼아 조금만 만들어봤는데
금세 바닥났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