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산에서 봄에 취하다.

꿈낭구 2020. 4. 6. 21:00

지난번 보다는 조금 더 편안한 코스를 선택하기로 했다.

비교적 인적도 드물고 자연 그대로인 모습이 좋은 코스.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결위로

아침햇살이 담겨 반짝인다.

상쾌한 숲의 향기 만큼이나

반갑고 좋은 졸졸거리며 흘러내리는 물소리

복사꽃이 화사한 얼굴로 우리를 반긴다.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어여쁜 꽃


으름덩굴이 작은 풍선같은 꽃을 매달고 있다.

돌틈 사이로 뻗어나온 덩굴이며

하늘바라기하는 잎도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머지않아 보랏빛 어여쁜 꽃송이로

사람들의 발길을 붙들게 될테지...

튜울립나무 숲을 지나는데

여린 새잎이 아침햇살에 반짝인다.

목련과 튜울립나무속으로

엘로우포플러라고도 불리고

목튤립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우린 목튤립이 마음에 든다.

지난해 열매에서 씨는 날아가고 흔적만 남아있다.

잎 모양이 특이한데

가을에 노랗게 단풍이 들면 너무나 아름답다.

5월이면 튤립꽃과 비슷한 꽃이 한 송이씩 달리는데

전체적으로 연두색이고

밑 쪽에 주황색 무늬가 있다.

청매 나무 아래에 납작 엎디어 핀 작은 꽃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동글동글한 열매같이 매달린 요것은 충영이다.

곤충이 산란기생하여 이곳에 머물다

떠난 흔적이 보인다.

숲으로 들어가니 점점 봄기운이 묻어난다.

새잎이 나와 숲은 어느새 연둣빛 세상으로 물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새들의 지저귐도 상쾌하고

나무 사이로 따사로운 햇살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너무나 호젓한 이 숲길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예전에 이곳에서 멧돼지를 만난적이 있어서

가급적 오후산행은 이 코스를 피한다.

누구의 집일까?

상당히 깊어 보이는 땅굴이다.ㅎㅎ

시원스럽게 흘러내리는 계곡의 물소리는

난데없는 코로나19의 광풍으로 인해

우리의 지친 몸을 청량감으로 충만케 한다.

느릿느릿 느림보 걸음으로

많은 것들을 눈에 담고

마음에 담아가며 걷는 길이다.

바위와 한 몸이 된 지의류는

멋진 그림을 그린듯 신기하다.

이끼와 어떤 대화를 나누는걸까?

이 계곡에는 가재도 산다.

물고기도 발소리에 놀라

잽싸게 돌틈으로 숨어든다.

물에 비친 아침햇살과 나무 그림자가

또 다른 신기한 세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현호색이 수줍게 피어나기 시작했다.

개별꽃이 낙엽이불을 살포시 들추고 세상구경을 나왔네.

무리지어 피어난 별같은 어여쁜 꽃 앞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잠시 머물렀다.

다양한 빛깔의 현호색이 숲을 다채롭게 물들이고 있다.

양지바른 숲길을 따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는데

벌써 내려오는 부지런한 딱 두 사람을 만났다.

올해 처음 보는 노랑나비다.

ㅎㅎ옷 얻어입으려나?

이 줄기에 붙어 겨울을 난 누군가의 집이었을텐데

벌써 방을 뺀 흔적이 보인다.ㅎㅎ

돌돌 말아쥐고 세상구경을 나온 고비

모양도 제각각이다.

며칠이 지나면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까?

산수국의 가화가 용케도 계곡 사이로 불어온 세찬 겨울바람을 견뎌냈나보다.

산수국은 시든 모습도 아름답다.

하지만 새잎이 돋아나니 곧 스러지게 될테지?

요놈 참 묘하게도 생겼다.

벌의 일종이겠지?

진달래와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봄을 연주하고 있다.

황새냉이가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이 꽃무더기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냥이 두 마리를 인적이 드문 이 산골에서 만났다.

어미와 새끼인듯...

도망가지 않고 우리를 바라보는게 배가 고픈걸까?

싸리꽃 흐드러지게 핀 꽃그늘 아래에서

우리를 탐색하고 있는듯...

귀엽고 예뻐서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보니

잠시 탐색을 하는 모양이다.

부르니 새끼인듯 보이는 작은 냥이가

슬금슬금 숲에서 나온다.

오잉?

아직 어려서 겁이 없는지

처음 보는 우리를 자꾸 따라오려고 한다.

불렀더니 이젠 졸졸 따라나선다.ㅎㅎ

냥이를 엄마한테 돌려보내고 돌아서려니

왠지 걱정이 된다.

야생에서 잘 살아갈 수 있으려나?



달콤한 조팝나무 꽃향기 가득한 꽃그늘 아래로

어미는 새끼를 불러들인다.

내가 이른봄마다 눈을 크게 뜨고 찾는 꽃.

바로~~~앵초과인 봄맞이꽃.

봄을 맞이하는 꽃이라고 봄맞이다.

뿌리 잎은 꽃 방석 모양으로 겨울을 나고

봄에 잎 사이에서 가느다란 꽃줄기가 여러 개 올라와

거꾸로 된 우산살 모양으로 꽃이 핀다.

꽃마리와 꽃바지는 늘상 나를 시험한다.

하늘빛 작은 꽃송이가 너무나 앙증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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