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고 싶은 글들

메모장에 적어둔 글 중에서

꿈낭구 2020. 6. 27. 06:06

* 병원에 갔다가 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고작해야 한 달 밖에 살지 못한다는 선고를 받고 나니

산다는 게 참 소중해졌습니다.

거리를 걷는데 머리에 부딪히는 햇살도 고맙고

뺨을 간질이는 바람도 감사하고

나뭇잎이며 흙이며 풀잎이며 모든 게 사랑스러워졌습니다.

이 모든 걸 두고 떠날 생각을 하니

너무나 안타까웠고 

이 세상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인지 

처음으로 깨달았다고요.

사람들이 나에게 잘해준 것만 떠오르고

미처 고백하지 못한 사랑도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서둘러 고백하고

미안했다고 사과하고

용서한다고 말하고

행복하라고 빌었습니다.*

 

그 사람은 나중에 그것이 오진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당신은 암에 걸렸습니다."라고 말 한 그 오진이

신의 말씀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고요.

가끔 그렇게 이런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만약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면'

그렇다면 미워할 시간도 후회할 시간도 없겠지요.

사랑만 하고 살기에도 짦은 시간일 테고

현재를 열심히 살기에도 아주 짧은 시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억울해하며 속상해하며 살기에는 시간이 너무나 짧고

후회하며 사는 것도 어리석은 것이겠지요.

시간은 자꾸 멀어져 가는데

언제까지 한숨만 쉬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고요.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 사랑하고

이 순간 웃고

이 순간 노력해 볼 일일 겁니다.

 

** 아주 오래전에 적어둔 이 글귀를 책상을 정리하다가

노트 속에서 발견했습니다.

아마 아침방송에서 소개되었던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당시 건강이 안 좋아서 혼자서 아침마다 산행을 하던 시절이었지요.

숲 속에서 가던 걸음을 멈추고 녹음을 했고

집에 돌아와 일기장에 옮겨 적었던 게 어렴풋이 생각납니다.

그 시절을 다시금 되돌아보며

내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들이 너무나 애틋하고 감사해서

마음이 뭉클한 아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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