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아니 이런 황당한 일이~!

꿈낭구 2020. 11. 25. 14:49

2020년 11월 24일 화요일

이른 아침

3박4일로 네자매 제주도 여행이라서

며칠 집을 비우게 되니 반찬도 미리 준비해두고

오늘 아침에는 특별히 스테이크로 

울집 부녀 영양도 챙기려는데

서재에서 너무나 황홀한 일출을 함께 즐기자며 부른다.

아닌게 아니라 환상적인 모습이다.

책상에 앉아서 이런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니...

서둘러 옥상 데크로 올라갔더니

금세 하늘빛이 바뀌고 있어 아쉬웠다.

다시 주방으로 내려와 두툼한 소고기를 구우려니

샐마 3Qt 짜리 냄비에 한꺼번에 굽는게 빠르고 쉬울것 같아서

욕심을 부리다가 급한 마음에 샐러드 준비하던중

후드 켜는걸 깜빡해서 삽시간에 연기가 자욱해져서

화재경보기가 울려 한바탕 소동이 났다.

아쿠야~! 깜놀했다.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울집 부녀 맛나게도 스테이크를 즐겼다.

꾸리다 만 짐도 챙겨야하고

가져갈 밑반찬도 챙겨야해서 정신없이 바쁜 아침.

남푠은 어여 서두르라지만 울집 부녀 식사에 차질이 없어야겠기에

나름 신경이 쓰여서 동분서주한 아침.

하필 날씨가 어젯밤부터 추워져서

짐을 다시 꾸려야했다.

배낭에 대충 챙겨넣고 

공항까지 남푠이 데려다준다니 고맙고 미안하고...

바람이 매섭게 차가운데 하늘의 구름은 그림 같다.

언니들이랑 여행을 즐기면서

한 번쯤은 막내가 멋지게 한 턱 쏘라며

노자돈도 두둑허니 줬건만

김장 후유증으로 피로가 누적되어 그런지

급기야 입술까지 부르트고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비행기 타고 내내 자고 가야징...

공항이 가까워지는데 카톡이 와서 확인하니

왠걸...이런 황당한 일이 있나.

활주로 긴급 복수 공사로 인하여 내가 타고 가야 할 비행기가

결항이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가지 말라는 신호인가 보다면서

어차피 나섰으니 새만금이나 서해안으로 드라이브나 하면서

맛난거 사먹고 돌아가자는 남푠.

제주공항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이미 제주공항에 도착한 언니들에게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알리자

늦게라도 오후 비행기로 아님 다음날 아침 비행기로라도 

꼭 왔으면 좋겠다는데

일단 공항으로 가보기로 했다.

컨디션도 그렇고 다시 번져가는 코로나 확산 소식에 

안 그래도 심난하던 차에 공항에서는 

원하면 오후 6시 티켓으로 해줄 수는 있는데

공사가 그때까지 끝날지는 확실히 모르는 상황.

아침 10시부터 오후까지 시간을 어디서 보낸다는것도 그렇고

그렇다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가 오후에 가는것도 번거롭고

그나마 확실하기나 한다면야 기꺼이 감수할 수 있겠는데

것도 아니다. 그러니 포기하는 쪽으로 결정을 해야했다.

기가 막히는 것은 제주에서 돌아오는 티켓은 환불하려니

위약금을 물어얀단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결항일때만 환불시 위약금이 없단다.

계획이 틀어진것만도 속상한데 위약금까지 물어야 하다니...

남푠은 용돈 그냥 도로 회수하지 않을테니

이번엔 그냥 포기하는게 좋겠단다.

다음날 아침 비행기로 간다해도 

언니들과의 여행 스케줄에 차질이 생기니

차라리 깨끗이 포기하는게 낫겠다 싶어서

마음을 접었지만 새만금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속이 부글부글...

몇 번이나 항공권을 구매했다가 취소하고 

다시 재구매를 한 사연이 있던 터라서

이번 여행은 어쩐지 불안한 모양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속절없이 맑고 쾌청한 날씨라며

너무나 좋다며 내일이라도 꼭 오라는 전화가 왔지만

이미 취소하고 귀가중이라는 이야기에 몹시 안타까워하는 언니들.

막상 이렇게 되고보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새만금에서 새로운 바닷길이 완공되어

오늘 높은 분들이 개통식에 참석하는지

경찰들이 동원되고 헬기가 뜨고

수선스러운 분위기인게

하필 개통식 시간에 이 도로를 통과하게 되었다.

자꾸 마음이 복잡해지고

막상 포기하고 나니 아쉽고 섭섭하기도 하고

참 알 수 없는 기분인데

하늘은 그지없이 멋진 구름들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일단 부안쪽으로 가서 맛난 점심을 먹고 가자는데

급속하게 피곤이 몰려오고 

나른하고 졸음도 오고

결국 뾰루퉁한 내 심사가 내심 불편했던지

눈치를 살피던 남푠이 부안 시장에서 뭐라도 먹을 계획이었던가 본데

그냥 집으로 가자는 대답에

곧장 집으로 귀가하여

불편한 심기로 배낭을 풀고

짐을 꺼내놓고 그대로 몸도 마음도 고단하여

드러눕고 말았다.

제주도는 나와는 그다지 인연이 없는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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