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2020년 12월 6일

꿈낭구 2020. 12. 7. 12:53

느티나무 아랫부분에 매미가 벗어두고 간 외투가 있네요.

지난 여름 유난히도 잦았던 비로

매미는 워뜨케 짝을 찾아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을 혔능가 몰긋지마는

틀림읎이 내년 여름 우리의 귀를 따갑게 만들 매미들은

얘 하고는 세대차이가 이만저만이 아닐테고

애 후손을 만날즈음이면 나두 할매가 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재미난 상상을 해봅네당.

산딸나무가 몸살을 앓아서 올봄에 옮겨 심었는데

여기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네요.

이름표를 다시 묶어주고

올겨울 찬바람을 무사히 씩씩허니 잘 견뎌내주기를 

당부했구만요.

호랑가시나무가 빨간 열매를 여기저기 매달고 있네요.

공사 때문에 미처 손을 쓰지 못해서

뒤늦게서야 단발을 했는데

제법 가시가 야무집니다.

딸기는 우짤라고 이렇게 철없이 꽃을 피우는지

참 애닯기 짝이 읎네여.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 아그덜 맹키로...

울딸랑구는 이 래디시 순을 샐러드에 넣으면

그렇게 맛있게 먹는답니다.

서리가 몇 번이나 내렸어도 추위에 강한지

아직껏 이렇게 파릇파릇 씩씩허게 잘 버티고 있네요.

올해 3월에 사다 심은 황금회화나무가

뽀시락뽀시락 제법 자랐네요.

이렇게 황금빛 이파리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드랬는데...

가까이 있던 향나무 때문에 수난을 겪던 꽃사과는

올봄 향나무를 잘라내서 잘 크려나 했더니

공사하느라 옆마당의 톱밥을 잔뜩 뒤집어쓰고

혹독헌 시련을 겪어서인지

열매 하나 눈에 띄지 않았지요.

내년을 기약하믄서 이름표를 달아주었네요.

이리저리 옮겨다니기 몇 번째.

마가목도 이제는 이곳에서 터를 잡으라고 둬얄것 같아요.

빠알간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겨울의 마가목을 상상하면서

얘도 이름표에 열매를 그려넣었네요.

백묘국 그늘아래가 추웠는지

냥3이는 어슬렁 어슬렁 자리를 옮기네요.

그리고는 황금회화나무 뒤로 가서 터를 잡고

누가 더 멋진 황금빛인지 봐달래나봐요.ㅎㅎ

냥2 요녀석 천연덕스럽게 요러구 낮잠을 즐기고 있네요.

집 놔두고 맨바닥에 체신머리 읎게...

딸랑구 사랑 듬뿍 받는 냥2는 

슬그머니 가늘게 눈을 뜨고서도

꼼짝도 안 하고 능청떨고 있어요.

휴일의 오후가 나른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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